박종석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우울증은 당신의 잘못 아냐”

김은비 기자
2019-12-26

박종석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사진 제공 =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의원 박종석 원장


[뉴스리포트= 김은비 기자] 대한민국은 2003년 이래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 '자살국가'라는 오명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발벗고 나서 이러한 실태를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현실은 녹록치 않아보인다. 자살원인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 불릴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그러나 사회적 편견 탓에 환자들이 병원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의원 박종석 원장은 “우울증은 개인의 정신 유약으로 발병하는 것이 아닌 변화하는 사회환경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병”이라 언급했다. 박종석 원장과 함께 정신 건강을 회복을 위한 방안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았다.


우울증, 사회 문화적 요인으로 들여다봐야


우울증을 앓는 환자는 청소년부터 중장년층까지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우울증의 원인을 유전자적 요인에 집중해 살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취업이나 경제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사회환경적 요인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소통의 창구인 소셜미디어 채널의 활성화로 타인의 삶에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져 우울증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에 박종석 원장은 “성공한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사회문화적 배경이 자존감이 낮아지게 한다”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원인이 다양해지는 만큼 이를 세심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종석 원장은 매체나 유명인의 사례 등으로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야할 길은 멀었다고 바라보았다. 여전히 우울증을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이 환자들에게 큰 짐이 돼 자신의 병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는 치료의 골든 타임을 놓치고 증상을 악화시키는데 영향을 미쳤다. 박 원장은 “일시적으로 느끼는 우울한 감정인지 혹은 질병으로서 우울증인지를 파악해 빠르게 대처 해야 한다” 고 설명했다. 우울증은 이전과는 다른 일상 행동으로만으로도 의심해 볼 여지가 있다. 부정적인 생각들로 사로 잡혀 있거나 무기력함으로 인해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보통은 회복탄력성이 있어 2주 이내에 본인의 궤도를 되찾지만, 우울증의 경우에는 감정이 일상을 지배해버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최근 우울증으로 인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직장이나 학교에서 사회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느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극단적인 우울증만이 치료 대상이 아닙니다. 모든 병이 그렇듯 예방과 초기 진단이 회복에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병입니다.”


1차 의료기관의 가교 역할이 중요해


전문의로 대학 병원에서 환자들을 만났던 박종석 원장이 병원 개원에 서두른 이유는 바로 의사로서 가진 책임감 때문이었다. 그는 “중증 환자들을 지켜보며 초기 치료의 중요성을 인지했고 이를 개선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다 누구나 편히 치료 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박 원장은 스트레스, 대인기피, 우울증과 같이 일상에 만연한 병의 원인을 살피고 이를 극복하는 초기 치료에 많은 관심을 쏟기로 결심했다.


“심리상담센터나 정신건강의학과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정신 건강에 대해 바라보는 인식이 개선 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 내방을 여전히 두려워하는 분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경증일지라도 심리상담센터를 내방하기에 앞서 신경정신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권고합니다.”


그는 전문의와의 상담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전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부담을 느끼고 심리상담센터를 우회하는 환자들도 있지만, 이분법적인 사고는 지양해야 한다. 병의 정확한 진단과 함께 추후 치료의 방향성을 전문의와의 상의하고 약물과 상담치료를 병행한다면 치료나 병의 호전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종석 원장은 다양한 환자들을 진료하며 최근 사회 이슈와 정신 건강의 연계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가정 폭력, 데이트 폭력을 겪었거나 학업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점차 늘고 있고 이는 사회 곳곳에서 새로운 갈래의 문제들을 낳고 있었다. 그는 심리상담센터 및 관련 기관들과 협업해 현 시대의 문제를 반영한 질환들을 살피고 치료 효과 증진으로 가야할 길을 모색했다. 그리고 1차 의료기관으로서 예방과 사후 관리에 집중해 환자들이 보다 편안하게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조력하고 있다.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는다> 북콘서트./ 사진 제공=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의원 박종석 원장


더 이상 ‘혼자’가 아니야

박종석 원장은 우울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밝혔다. 따뜻한 조언과 함께 부정적인 생각으로 갇혔던 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감정을 상쇄시킬 수 있다. 한 편 우울증 환자뿐만 아니라 주변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우울증은 정신이 나약해서 앓는 질병이 아니며, 개인의 의지로만 극복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우울증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와 말들이 오히려 환자들의 치료 의지를 꺾을 수도 있다.


“우울증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부족 등 호르몬 작용으로 인해 겪는 질병입니다.대부분의 환자들은 부정적인 감정을 되새김질하고 활동량이나 식사량을 줄입니다. 이는 호르몬과 에너지 생성을 방해하며 병이 낫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됩니다. 우울증을 겪는 환자들이 주변에 있다면 먼저 함께 해주세요. 어떠한 조언보다 ‘함께’ 아픔을 나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박 원장은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일상의 조언을 덧붙였다. 뇌세포를 깨우고 생성할 수 있도록 꾸준한 운동과 함께 신체에 꼭 필요한 호르몬 생성과 분비를 위해 아침 식사를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주 간단해 보이는 처방이지만, 예방과 치료 모두에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중요한 치료법이다.


“자책을 많이 합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조금씩 나아진 오늘과 내일을 살아가면 됩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새로운 음식을 먹고 밖으로 나가 좋은 공기를 마 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이는 당신의 삶의 원동력이 될 겁니다. 주저하지 말고 조금 용기내어 병을 극복해봅시다.”


박종석 원장은 끝으로 본인도 “우울증을 경험했다”며 우울증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치료가 필요한 질병임을 강조했다. 주변의 세심한 관심으로 동굴에 갇힌 환자들에게 빛이 깃들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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