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원 보라매병원 흉부외과 교수, 인본주의와 생명존중의 인술행보

이문중 기자
2019-10-14

서울시 공공의료 최전선서 구슬땀 흘리는 성용원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흉부외과 교수./사진=뉴스리포트


[뉴스리포트=이문중 기자] 우리나라에 근대 의료 체계가 구축된 이래, 공공병원은 공공의료의 기간(基幹)으로 활약하고 있다. ‘과잉진료’로 대표되는 수익 일변도가 아닌, ‘적정진료’를 통해 병원 본연의 역할을 추구하는 이들 기관들은 진료의 질적 향상, 안정성 제고 및 친절성 개선 등 지속적인 혁신 사업을 펼치면서 대한민국 의료의 견인마로서 굳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이하 보라매병원)은 대표적 공공병원으로 서울특별시에서 예산을 지원하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인력과 병원 운영 노하우를 공급하는 선진 의료협업체다. 


성용원 교수 집도 폐엽절제술 현장 스케치


평일 오전 8시. 직장인들이 출근 중인 이른 시간이지만 보라매병원 수술장은 바쁘게 돌아간다. 본 병원 흉부외과의 성용원 교수는 림프절청소술과 폐엽절제술이 수반되는 폐암 수술을 준비하면서 기자를 맞이했다. 기자의 수술참관과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던 그를 수술장에서 직접 만나보니 오직 성공적인 수술과 환자의 쾌유에 집중하는 진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폐는 해부학적으로 5개의 폐엽이라는 부분으로 나뉩니다. 폐엽은 우측 3개(우상엽, 우중엽, 우하엽), 좌측 2개(좌상엽, 좌하엽)로 나뉘어지는데요, 오늘 수술은 폐암의 표준수술인 폐엽절제술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가슴을 절개하여 암이 존재하는 폐엽 전체를 떼어내는 동시에 폐장내와 종격동 림프절을 모두 제거하는 림프절 청소술을 실시하게 됩니다.


차분하게 오전 수술의 내용에 대해 설명한 성용원 교수는 능숙하게 복강경 폐엽절제술을 집도했다. 최근 흉부외과에서는 개복수술을 최대한 지양하고 상대적으로 비침습적 수술법인 흉강경 수술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보라매병원은 서울특별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최첨단 흉강경(흉강내시경) 수술 장비를 갖춘 덕에 안전하고 정확한 폐엽절제술이 가능하다.


흉강경 수술은 피부에 큰 절개술 없이 몇 개의 투관창을 통해 내시경과 특수 제작된 기구들을 이용한 수술을 말합니다. 보통 복강 내 장기에 대한 수술은 복강경 수술이라 하고, 흉강 내 장기에 대해서는 흉강경 수술이라 부릅니다. 이 방법은 기존의 큰 가슴 절개가 없고 늑골 사이를 벌리지 않습니다. 통상적으로 가슴 부위에 2 ~ 4개 정도의 구멍을 만들고 그곳을 통해 흉강 내시경을 집어넣어 영상으로 확인하면서 여러 목적으로 제작된 내시경 기구을 사용해 수술하게 됩니다.


3대에 걸쳐 의사 외길, 아버지 영향으로 칼을 쥐다


성용원 교수는 폐와 식도를 포함한 일반 흉부 진료와 수술을 담당하고 있다. 성 교수의 집안은 3대에 걸쳐 의사를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조부 고 성수현 박사, 부친 성상철 서울대병원 교수에 이어 서울대병원운영 보라매병원에서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성 교수는 어릴 시절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의사로서 환자들을 치료하고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가끔 아버지를 뵈러 병원을 찾곤 했습니다. 흰색 가운을 입고 계신 아버지의 모습을 볼 때마다 아들로서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웠습니다. 또 생명을 살리는 의사라는 직업이 매우 가치 있다는 사실을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죠.


성 교수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의사의 꿈을 완전히 굳혔다고 한다. 고려대 의대에 진학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수련하면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서울대병원 교수로 활동하게 된 그는 아버지가 그러했듯, 자신 또한 어린 자녀에게 멋진 아버지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어 성 교수는 의사로서 가장 뿌듯한 순간들을 소개했다.

흉부외과의사는 수술이 고된 만큼 보람도 큰 직업입니다. 생과 사의 경계에 선 환자들이 저와 의료진들의 치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고 가족들과 함께 기뻐하며 병원 문을 나서는 모습을 볼 때 큰 기쁨을 경험합니다. 제가 고민 없이 흉부외과를 선택한 것도 중환자들을 살려내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특히 저는 주로 암을 담당하고 있기에 제 수술의 결과가 좋아 5년간 암 재발 없이 완치판정이 났을 때 의사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달리는 독한 암이다. 우리 국민 10명 중 3명이 암으로 사망하는데, 암 사망자 5명 중 1명(22.8%)은 폐암으로 사망한다.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늦게 발견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국가적으로 시행하는 저선량 CT폐암 검진으로 조기 발견의 여지가 확보되면서 폐암 치료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제가 전공의 과정을 밟을 때보다 폐암 완치율이 많이 개선됐습니다. 여기에는 술기와 장비의 발전, 조기 검진 시스템 구축 및 표적치료와 면역치료 등 발전된 항암치료의 개발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폐암 분야는 치료법의 발전이 매우 빠르기에 앞으로 환자들의 예후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공공병원 발전 롤 모델 ‘보라매병원’


‘낙후한 시설로 인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등 대중들에게 잘못 알려진 공공병원에 대한 편견 탓에 공공병원의 치료 역량을 오해하기 쉽지만, 오히려 전국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풍부한 지자체 예산과 서울대학교병원의 인력과 노하우가 만나 대단한 시너지를 내고 있는 의료기관이 보라매병원이다.


서울특별시에서 저희 의료진들이 우수한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오늘 흉강경 폐엽절제술도 4K 모니터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보다 더욱 진보한 3D 모니터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또한 중증도 흉부외과는 언제나 고질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기 마련입니다. 이는 어느 대학병원이든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인데요, 보라매병원은 서울대병원 본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중증도 흉부외과 전문 의료진을 완비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서울대병원 교수급 의사와 전문 간호사들이 우수한 장비로 양질의 적정진료를 제공하는 보라매병원은 대한민국의 공공의료의 미래를 제시하는 모범적 의료기관으로 볼 수 있다. 


향후 연구와 수술에 매진할 의지 밝혀


성 교수는 앞으로 보라매병원에서 폐암과 식도암을 충분히 통제하고 예방하는 날까지 연구와 치료에 매진할 계획이다. 

우선 주변 대학 병원 수준으로 증례수를 확보해 더욱 발전된 수술을 환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보라매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만족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폐암 유전자 분석 연구와 식도암 연구를 마무리하고, 여기에서 얻은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여러 종류의 암으로 연구 영역을 넓혀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의료용 3D 촬영 장비 등 새로운 수술 기구 개발에도 힘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성용원 교수는 조기 검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많이들 폐암이 완치되기 어렵다고 알고 있지만,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한다면 충분히 치료 가능하다는게 성용원 교수의 주장이다. 이어 그는 암 환자들에게 ”충격에 휩싸여 희망을 버리는 것은 절대 금물이며, 용기를 가지고 의사를 믿고 함께 치료에 집중하기를 바란다“는 응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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