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선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 인술의 기본은 휴머니즘이다

이문중 기자
2019-09-19

환자 행복 먼저 생각하는 어깨질환 명의, 김명선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사진촬영=이문중 기자


[뉴스리포트=이문중 기자] 지난해 대한민국은 고령화사회를 지나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더 나아가 2026년에 초고령사회 진입이 기정사실화 되는 가운데, 그간 ‘노인 질병’의 대명사로 인식된 어깨 힘줄 및 관절 질환 분야도 큰 변화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어깨 힘줄 파열과 이로 인한 관절염을 치료할 비장의 카드로 인식되는 어깨 인공 관절의 수술 시점이 예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인공관절 분야의 경우, 끊임없이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디자인을 개선하는 연구를 거듭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인공 관절은 그 수명이 무한대가 아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기능이 떨어지고 뒤늦게 관절 부품 해리 등과 같은 재수술을 요하는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평균 수명이 더 늘어난 현재의 노인들에게 적극 권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깨 관절과 힘줄 건강을 지키기 위해 어떤 대비를 해야할까. 본지는 해답을 얻기 위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어깨 힘줄 파열 수술의 전문가이자, 힘줄 재생 기술 연구를 주도하는 석학인 김명선 전남대학교병원 정형외과 부교수를 만나 인터뷰했다.


김명선 교수 집도 수술장 현장 스케치


빛고을전남대병원 수술장에서 만난 김명선 교수는 밝은 표정으로 기자를 맞이했다. 갑작스러운 수술 참관 요청에 흔쾌히 응한 김 교수는 기자에게 수술 개요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했다. 


“오늘 환자는 어깨 힘줄과 관련하여 심각한 어깨 통증과 기능 저하를 호소하는 상태입니다. 이 부분이 힘줄인데요, 이 부분이 하얗게 보이죠? 힘줄이 지속적으로 상부 견봉 뼈에 긁히고 부딪히며서 변성되면서 약해진 부분입니다. 본래 정상 힘줄은 MRI 상에서 까만색으로 보여야 합니다.”


이날 김 교수가 집도한 수술은 어깨충돌증후군(Impingement Syndrome) 환자의 케이스였다. 어깨충돌증후군이란 어깨 힘줄인 회전근 개(rotator 쳘)가 팔을 들어올리는 동작 때 그 위에 있는 견봉 뼈와 반복적으로 부딪히면서 그 사이에 존재하는 윤활 주머니(점액낭)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더욱 진행하여 힘줄이 붓고 약해지면선 변성이 되는 질환이다. 힘줄과 견봉 뼈 사이에 존재하는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면 이 염증 조직이 만드는 염증성 물질로 인해 팔로 물건 등을 들어올리는 동작 때에 어깨 통증이 발생하며, 점액낭 아래에 놓여있는 어깨 힘줄을 차츰 차츰 변성시키게 된다. 이러한 충돌 현상이 오랜 기간동안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되면, 급기야 견봉 뼈 전하방부가 날카롭게 아래로 돌출되는 변화가 엑스레이 상 발견되기도 하며, 최악의 경우 어깨 힘줄 파열로 이어지게 된다.


김명선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사진촬영=이문중 기자


누구든 팔을 약 90도 옆으로 들어올리면 어깨 힘줄인 회전근 개와 바로 위에 있는 견봉 뼈가 서로 부딪히기 마련이다. 다행히 어깨 주변 근육이 충분히 강하고 조화로운 젋은 시기에는 팔을 들어올릴 때 일반적으로 회전근 개가 견봉 밑에서 서로 덜 부딪히면서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미끄러지도록 근육들이 일을 잘해 주는데, 어깨 주변 근육이 원래 약했거나 근육 강화 운동을 평소 소홀히 했던 사람이 점차 나이가 들게 되면 어깨 주변 근육이 약해지고 그 조화가 깨어지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팔을 들어올릴 때 필요한 특정 어깨 주변 근육의 힘이 점차 약해지면서 회전근 개가 견봉 뼈와 직접 충돌하기 시작하면서 어깨 힘줄에 상처가 나기 시작하는 것.


“어깨 주변 근육 운동 부족으로 인한 등과 어깨 근육의 약화와 퇴화로 이런 충돌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다보니 견봉 하방이 점점 단단해지고 날카로워지게되고, 결국 어깨 힘줄을 손상시키는 것이죠. 바로 어깨 힘줄이 파열되지는 않습니다. 반드시 어깨 힘줄 파열 이전에 충돌 현상으로 인해 점액낭 염증과 어깨 힘줄의 변성과 약화가 먼저 발생하고, 산발적 어깨 통증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환자분도 통증이 발생하기 전에 평상시 어깨 주변 근육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셨더라면 어깨충돌증후군을 예방하거나, 오늘 이 수술을 피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김 교수는 수술에 대해 설명하면서 “통증과 고통은 때론 선물일 수도 있다” 라고 말했다. 내 몸에서 발생하는 통증은 몸에 무언가 문제가 발생했다는 일종의 사이렌 소리이며 아직 병증을 인지하고 치료할 기회가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환자분은 긍정적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어깨 통증을 무심코 넘기거나 심지어 어떤 경우는 어깨 힘줄이 매우 심하게 파열될 때까지 특별한 통증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 케이스도 있는데요, 이런 경우에는 어깨 힘줄이 너무 많이 파열되어 급기야 관절염까지 온 후에야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서 병원을 찾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환자들의  어깨 힘줄은 파열되기 전 단계로 원상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고 의미가 없으며, 유일한 선택지로 어깨 인공관절 만이 그 치료법으로 남게 됩니다.”


‘건강한 어깨 힘줄 복원’ 힘줄 모사형 나노패턴패치 이용 조직재생 조절법 연구


김 교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후 소감을 전했다. 


“높은 재파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어깨 힘줄 봉합 수술과 견봉 하방부 성형술 수술을 권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사실상 어깨 힘줄 파열 환자 치료의 마지막 단계인 어깨 인공 관절 수술 이전에 한번 더 원만한 일상 생활을 누릴 기회를 드릴 수 있기 때문이죠. 오늘 환자의 경우에도 엑스레이나 MRI 소견과 달리 어깨 힘줄 손상 정도가 심각하지는 않은 상황이었고, 앞으로 어깨 주변 근육 강화 운동 등을 포함한 수술 후 재활 치료로 꾸준하고 열심히 어깨를 관리한다면 건강한 여생을 보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회전근 개 봉합 수술은 환자가 다시금 자유롭게 어깨를 통증 없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지만, 높은 재파열율이 그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한번 파열된 어깨 힘줄은 아무리 뛰어난 정형외과의가 봉합하더라도 수술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서 다시 파열될 확률이 상당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의과대학들이 파열된 어깨 힘줄을 파열되기 전 상태처럼 보다 완전하게 치유하려는 술식 개발 뿐 아니라 건강한 상태로 복원하는 신기술 개발에 열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명선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사진촬영=이문중 기자


“그간 어깨 힘줄 수술 부위를 보강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왔습니다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해왔습니다. 최근 정형외과 학계는 단순히 힘줄 봉합부를 보강하는 술식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봉합된 힘줄을 보다 완전하게 치유하기 위해 혈소판 풍부 혈장(platelet rich plasma,. PRP) 주사 요법이나 동종이식 패치, 줄기 세포(stem cell) 등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죠. 제가 참여하고 있는 힘줄 모사형 나노패턴패치 이용 조직재생 조절법, 즉 인체 조직의 다양한 패턴을 모사한 나노패치 연구도 이런 움직임의 일환입니다.”


올해로 연구 4년차에 접어드는 힘줄 모사형 나노패턴패치 기술은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국책 연구 과제로서 현재 전남대학교 바이오시스템공학과 김장호 교수와 전남대병원 김명선 교수와 함께 진행 중이다. 현재 연구 진척도는 임상 전단계로서, 동물 실험단계에서 극적인 치료 효과를 확인했고, 이미 미국식약청(FDA)의 승인을 받은 생체 재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후 진행될 임상 시험에서도 좋은 결과를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힘줄모사형 나노패턴패치는 힘줄 봉합 부위를 보강해 줌으로써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봉합부를 치유를 유도하기 위한 합성 이식재로서 향 후 다양한 재생 치료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높은 재파열율의 한계점을 안고 있던 회전근 개 파열 치료 분야에서 상당한 결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공관절은 마지막 카드...수술 전 깊게 고민해야


이어 김 교수는 고령 환자들의 회전근 개 봉합 수술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지금 70세 이상의 분들은 과거와 달리 노인이 아닙니다. 많게는 20년에서 30년 넘게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통증 없는 어깨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어깨 힘줄 파열이 있을 때 그 치료 시점을 아직 놓치지 않았다면 적극적으로 파열된 힘줄을 봉합하여 복원시키려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가 집도한 환자들 중 상당수가 70에서 80세이며, 수술 후 대부분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계십니다.”


김 교수는 한편으로 무분별한 어깨 인공 관절 수술의 위험성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대한민국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어깨 힘줄 봉합 수술이 권장되는 것처럼 어깨 인공 관절 수술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어깨 인공 관절의 기대 수명이 20년 이상 확실히 갈 수 있다는 임상 데이터가 아직 나오지 않은 현실입니다. 이 점을 감안할 때 아직 어깨 힘줄 파열 환자가 인공 관절 수술 대신 시행해 볼 수 있는 다른 여러 가지 치료 방법(관절경적 변연 절제술, 부분 봉합술, 대결절 성형술, 건 이전술, 상부 관절낭 재건술, 등)의  가능성이 남은 상태에서 어깨 인공 관절 수술을 너무 일찍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인 것이죠.”  


과거 고령화 사회 단계에서는 관절 통증 없이 여생을 활기차게 보내려는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어깨 인공 관절 수술을 고려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평균 수명이 더욱 늘어나 완전한 고령사회로 진입한 현재 시점에서는 어깨 인공 관절 수술이 예전만큼 과감하게 꺼내들 카드가 아니게 된 것이다. 


“결국 어깨 힘줄 파열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월 푸쉬업(wall push-up), 어깨 으쓱운동(shrugging exercise)이나 체어 푸쉬업(chair push-up) 등 벽과 의자를 활용한 어깨 주변 근육 강화 운동을 권장합니다. 또한 어깨 힘줄 파열을 사전에 예방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어깨에 통증이 느껴질 때 지체없이 정형외과의에게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와 운동을 병행한다면 다시금 어깨 건강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어깨 통증을 두려워하고 외면하지 마시고, 이 어깨 통증이 나에게 다시 한번 어깨 건강을 회복 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선물이라고 여기시기를 바랍니다.”


사람 냄새 나는 의사가 세상을 이롭게 한다


앞으로 김 교수는 힘줄모사형 나노패턴패치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어깨 힘줄 파열을 예방하는 방법들과 재생기술을 연구할 계획이다. 


“어깨 힘줄의 변성이나 파열 초기 단계에서 성장 인자와 줄기 세포 등을 활용해 더 이상의 병증 진행을 예방하고 조직 자체를 재생하는 방향으로 연구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아울러 3D프린터와 줄기 세포를 활용하여 골 결손부를 재생하는 골절 치료 기술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김 교수는 정형외과 인공 관절의 대표적 합병증인 감염성 인공 관절을 치료하는 원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는 항생제 저항성을 보이며, 감염 치료 실패와 재발을 조장하는 인공 관절 표면의 미생물막(Biofilm,바이오필름)을 박멸하는 기술로써 한번 삽입된 인공 관절을 감염 합병증이 발생하더라도 재수술시 제거하지 않고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인터뷰 말미, 추구하는 인재상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교수는 “사람 냄새 나는 의사”라고 답했다. 의사들의 술기가 인술로 인정받을 이유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을 기반으로 환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최선을 다해 이를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인간미 넘치는 의사, 인간 대 인간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를 키워내기 위해 김 교수는 제자들에게 끊임없이 인문학적 소양을 요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명선 교수는 환자에게 행복을 주는 의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내고 긍정적으로 내일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일상,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되찾아주는 의사로서 마지막까지 수술장에서 힘써 노력하는 것이 김명선 교수의 유일한 소망이다. 남다른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연구와 임상에서 괄목할 성취를 거둬온 김명선 교수. 인간성의 본질을 지켜나가기 위해 인술을 펼쳐나가는 김명선 교수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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