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석호 경희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 ‘병증 아닌 사람 치료’ 전인주의 인술 행보

이문중 기자
2019-07-02

췌장·담도 분야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 포부를 밝힌 동석호 경희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 대한췌장담도학회장./사진=뉴스리포트


[뉴스리포트=이문중 기자]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암은 곧 죽음을 의미했지만 조기 암 검진,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이제는 충분히 억제 가능한 질환이 됐다. 그러나 아직도 막연한 공포의 영역이 있으니, 바로 ‘췌장암’이다. 우리 인체에서 가장 복잡하게 얽혀 있는 탓에 이들 장기에 암이 발생하면 수술 자체가 광범위하고 까다롭다. 조기에 암을 발견하기 어려워 수술 시도 자체를 할 수 없는 환자들도 많다. 대한췌장담도학회는 이런 난점을 극복하기 위해 발전적 자세로 연구 및 임상 노하우를 공유하고 발전시켜왔고, 이제는 췌장·담도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서 많은 성취들을 거두면서 세계적으로 가장 공신력 있는 단체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동석호 경희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한췌장담도학회의 발전을 이끌어온 인물로서, 학회가 국제 췌장·담도 분야 발전을 선도하고 새로운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다방면에 걸쳐 노력한 주인공이다.


세계적 췌장담도학회로 발전 이끈 주역


대한췌장담도학회는 지난 20여 년간 괄목할 성취와 발전을 거둬왔다. 특히 최근에는 췌장담도학 분야에 크게 공헌해 2015년과 2017년 2차례에 걸쳐 대한의학회로부터 우수학회상을 받았고, 1천여 회원의 볼륨과 내실을 자랑하는 학회로 성장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AOPA(Asia-Oceanic Pancreatic Association, 아시아 태평양 췌장 학회) 2018을 유치하면서 국제적 학술 교류 역량을 증명했다.


“제가 처음 소화기내과 의사의 길을 걷기 시작할 당시만 해도 췌장·담도 분야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많은 의사들이 활동하던 위, 대장, 간 분야에 비해 거의 미개척분야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그러나 대한민국의 췌장·담도학은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발전을 이뤘고, 이제는 연구 및 임상 실무 역량은 세계를 주도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간 ‘글로벌 리더’의 꿈을 품고 세계적 권위의 전문가들과 함께 내실을 키워온 학회를 이끌게 돼 감격스럽습니다.”


동석호 교수는 대한췌장담도학회장을 맡게 된 소감에 대해 언급하면서 젊은 시절부터 학회의 일원으로서 이뤄낸 성과들을 회고했다.


“이전까지 편집, 학술 이사와 감사 등 실무를 맡은 바 있으며, 특히 학술 이사의 경우 두 차례 연임 기간 동안 시술 시연 방식에 큰 변화를 주고 젊은 소화기내과 교수들을 췌장·담도 분야에 도전하도록 동기부여하는 캠프를 개최한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동 교수는 그간 학회 활동에 있어서 항상 도전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데 적극적으로 임했다. 특히 전국 병원, 센터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췌장담도내시경(ERCP)라는 고난도 시술을 참관할 수 있도록 노력한 점은 지금도 소화기내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업적이다. 그가 선보인 시연 성공 사례는 국내 소화기내과 관련 학회들에게 영감과 확신을 심어줬고, 이제는 여러 단체에서 코렌을 활용해 텔레 메디슨(Telemedicine, 원격진료)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 고난도 시술 상황을 시연할 때면 항상 고가의 방송 장비와 전문 인력을 빌려와야 했고, 이를 참관하려 해도 학회장 등 정해진 장소에 시간을 들여 찾아가야 했습니다. 저는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미래네트워크선도시험망(KOREN, 코렌)을 통해 췌장담도내시경(ERCP) 시연을 처음으로 실시했고, 이제는 비교적 간단한 촬영 장비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전국 병원과 센터들이 동시에 참관하고 본인들의 소견을 제시하는 다중 쌍방향 시연이 가능해졌습니다.”


동 교수에게는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고 가시적 성취를 거둔 실력과 열의가 있기에 장차 대한췌장담도학회를 진정한 글로벌 리더 학술 단체로 키워낼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미국 및 유럽 췌담도학회와의 교류를 더욱 확대할 것입니다. 또한 국제적 학술대회인 IC-KPBA의 발전, 글로벌네트워크를 이용한 연구, 교육, 화상회의 및 라이브시연 등으로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내실도 다지겠습니다. 아울러 대한췌장담도학회지의 위상을 높여 한국연구재단과 SCOPUS 등재 저널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아울러 동 교수는 대한췌장담도학회장이자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국민 건강 증진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는 공공적 특성으로 국내 학회로는 보기 드물게 사단법인으로 인정받은 단체다. 


“저희는 국민적 관심사인 종합건강검진을 공공적 차원에서 모두가 누리는 의료 복지 혜택으로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종합건강검진이 부유한 자들의 사치성 활동이라는 인식이 다소간 존재해왔는데요, 이런 인식을 극복하고 실질적으로 재산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소외계층 무료 검진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종합강검진의 질적 관리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국내 종합건강검진 데이터 체계화 비전


현재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의 최대 화두는 ‘민간 종합건강검진의 질적 관리’다. 현재 국가가 제공하는 일반 검진과 암 검진은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의 관리하에 피검 인구와 투입 예산 등이 모두 확인 가능하지만, 많게는 수십만원의 비용이 드는 종합건강검진은 병원 자율에 맡겨져 있기에 객관적인 정보나 평가 기준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종합검진은 각 기관이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로 어느 병·의원이나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기에 자연히 검진 기관마다 시설과 장비 등이 천차만별이다. 이런 상황이니 일부 병원에서 노후 장비를 사용하거나, 위생이 불량하거나, 제대로 된 검진이 이뤄지지 않아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는 이러한 종합검진의 한계점에 깊이 공감하면서 건강검진기관 평가기준을 만들고 자체적으로 건강검진기관을 평가해 우수건강검진센터를 지정하는 노력을 거듭해왔다. 


“내시경 기구 소독, 일회용 장비 재사용 금지, 개인정보 보호와 노후화된 컴퓨터단층촬영(CT)의 교체 등 다양한 기준을 통해 피검자에게 안전한 검진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국가적 차원에서 국내 모든 병원과 검진 센터들을 전수 조사하고 관리하기는 상당히 어려워 보이기에 일단 학회 차원에서 소속 병원과 센터들을 대상으로 질적 관리 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동 교수는 궁극적 목표를 ‘종합검진 빅데이터 구축’으로 삼고 종합검진의 체계적 관리에 모든 노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공공 의료 빅데이터의 대명사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에 버금가는 종합검진 빅데이터를 구축해, 크게는 얼마나 많은 재원이 유입되고 어떤 검사를 받는지, 또 이를 통한 이득과 부작용은 무엇인지를 한눈에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개별 검사의 적절한 빈도수를 분석하고 특정 병증을 보이는 피검자에게 필요한 추가적 검진을 도출해내는 단계에까지 이른다면, 전적으로 의사의 임상 경험에 의존하는 기존 진료 판도에 혁명적인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선별검사로 췌장암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어 


또 동 교수는 췌장암 선별검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췌장암은 위암, 대장암에 비해 발병률이 낮아 전 국민을 대상으로 검진하기에는 효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췌장암 환자들의 공통점인 흡연, 음주 습관과 당뇨 증상을 표적 삼아 관리한다면 정확한 선별검사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흡연과 음주는 각각 폐암과 간 질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을 뿐, 동시에 췌장에도 큰 손상을 입힌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이들 간과하고 있습니다. 특히 장기간 담배와 술을 즐겼던 분들이라면 필수적으로 췌장 검진을 받아볼 것을 권합니다.” 


동 교수는 흡연, 음주에 이어 가장 큰 췌장암 위험인자로 당뇨를 꼽았다. 


“췌장암 환자들 중 절반 이상이 6개월에서 2년 이내에 당뇨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췌장암은 당뇨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전에 없던 당뇨가 생긴다던지, 착실하게 당뇨를 관리하던 중 아무런 이유 없이 증상이 악화된다면 췌장 쪽 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다행히 최근 당뇨 전문의들의 인식이 변화되면서 췌장 질환이 의심되는 증상이 보이면 관련 검사를 권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 차원의 대국민 홍보일 것이다. 당뇨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질환이기에 췌장과의 연관성에 대한 올바른 사회적 인식이 조성된다면 췌장암 발병을 획기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의사는 병증이 아닌 사람을 치료해야 한다


모든 의사들의 교과서인 해리슨의 내과학원리(Harrison's Principles of Internal Medicine)는 첫 장에 인술의 핵심을 관통하는 단순하지만 명료한 철학을 제시한다. 뛰어난 술기와 폭넓은 지식, 그리고 학문적 탐구욕은 분명 ‘명의’의 기본 조건이겠지만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한 궁극적인 미덕은 따로 있으며, 이는 바로 전인주의적 치료 철학이라는 것이다. 


“의사를 찾는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아픔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증상을 차분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를 다그치고 언성을 높이기보다 환자의 눈높이에서 인간적으로 접근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병증이 아닌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때 비로소 환자들에게 사랑받는 의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웃을 대하듯 친근하게 진료에 임하는 동석호 교수는 우리에게 의사의 표본을 제시한다. 아울러 그간 경희대학교 소화기내과 췌장담도 분야 발전을 이끌어온 주역으로서 의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왔을 뿐 아니라 신임 대한췌당담도학회장이자 사단법인 대한종헙건강관리학회 이사장으로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봉사하는 그에게서 참된 인술의 전형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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