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진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영상치의학교실 교수, 국내 치과의료영상 분야 개척

이문중 기자
2019-05-07

콘빔CT 등 치과의료영상 기술 개발 및 분석 분야를 개척해온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영상치의학교실 이원진 교수./사진=뉴스리포트


[뉴스리포트=이문중 기자] 의학의 발전이 고도화되면서 임상의학은 9개 필수 진료과목을 포함, 병원에 따라 십수개의 독립 진료과를 운영할 정도로 다양해졌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임상 진료과를 아우르면서 높은 진단 및 치료 수준을 동시에 유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실제로 일반적인 로컬 병원의 영상 의료기기 수준만 봐도 상급 종합병원에 비할 수 없다. 하지만 유독 치과만큼은 종합병원과 로컬 병원이 거의 같은 수준의 영상 의료기기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최고의 치과영상 장비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의 건전한 경쟁으로 장비의 가격 경쟁력이 확보된 덕분이다. 이런 바람직한 결과에는 이원진 교수(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영상치의학교실)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는데, 그간 이 교수는 구강안악면의 3차원 영상을 획득하는 콘빔CT(Cone Beam CT) 기술 개발 및 관련연구를 통하여 임상 현장에서 치과수술의 정확도와 안정성을 높이는데 공헌했고, 로컬 병원들이 다양한 구강악안면 영상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여해 왔다.


# 혁신적 구강악안면 3차원 영상수술 기술 개발


이원진 교수는 콘빔CT(CBCT)로 대표되는 구강악안면의 영상 촬영 기술 연구 분야의 선구자다. 학사부터 박사과정 모두 서울대에서 밟은 그는 전형적인 ‘모교 출신 교수’로서 연구에 매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과 치과병원을 국내 최고의 연구 중심 대학과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여해 왔다. 방사선 촬영 기술에 많은 매력을 느꼈다는 이 교수는 대학원생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연구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2001년에 박사학위를 받고 2003년부터 영상치의학교실 교수로 부임해 연구와 학생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인체 방사선 촬영에서 많은 매력을 경험했고, 이를 좀 더 발전시켜 병증을 정확히 진단하고, 다양한 치과수술에서 수반되는 환자의 부작용을 가급적 줄이고, 수술의 정확도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 3차원 영상을 이용한 수술기술 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이 교수는 임플란트 수술을 시행하기 위해 널리 활용됐던 파노라마 영상장비와 대형병원의 전유물이었던 CT가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한계점에 주목했고, 이에 파노라마 영상에 비해 더 많은 구강악안면 정보를 담은 3차원 영상 기술만 있다면 임플란트 수술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변수들을 사전에 파악해 수술에 활용할 수 있음을 직감했다. 바로 3차원 영상을 이용한 내비게이션 임플란트 수술 시스템의 시작이었다.


“콘빔CT가 보급되기 이전에는 CT촬영과 파노라마 방사선 촬영이 일반적이었는데요, 이 두 가지 방식 모두 큰 한계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CT는 장비 가격이 비싸고 크기도 커서 로컬 치과에서 도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파노라마 방사선 촬영은 반대로 경제성은 확보할 수 있으나 2차원 영상 특성상 CT에 비해 매우 한정적인 정보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콘빔CT는 두가지 촬영 방식의 장점만을 가져갈 수 있기에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었죠.”



콘빔CT는 일반 CT처럼 누워서 촬영하는 대신, 서있는 또는 앉은 자세에서 구강안악면을 촬영한 후 바로 3차원 볼륨 영상을 제공한다. 특히 악골의 높이, 폭과 골밀도 등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어 임플란트 수술 전에 의사가 계산과 분석을 바탕으로 보다 정확한 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무엇보다도 콘빔CT는 로컬 치과 병원들이 적극 도입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성을 확보한 영상기술이다. CBCT는 현재 로컬 치과 병원에서 널리 도입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3차병원의 치과와 동일한 수준의 진료와 수술이 가능해졌다. 이 교수는 콘빔CT의 3차원 영상을 이용하여 수술 중에 임플란트 식립을 실시간으로 내비게이션 가이드하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하였다. 이 기술의 개발로 임플란트 수술시간을 줄이고 수술의 안전성을 높여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나아가 이 교수는 치과에서 3차원 영상 획득/활용 기술 연구를 확장, OCT(광학단층영상술을 이용한 치과진단기술), Robot-assisted Surgery System(로봇 보조 수술 시스템), 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 기반 치과 영상 진단 보조 시스템), NHP (자연스러운 두부 위치 3D 영상 재현 기술) 등 다방면에서 열정적인 연구를 진행 중이다.


# 치과의료기기 개발센터(DentalABC) 운영 및 활약


또 이 교수는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의 치과의료기기 개발센터(DentalABC)에서 치과의료기기의 연구개발, 전임상/임상시험, 인허가 및 사업화에 이르기까지 전주기에 걸쳐 의료기기 개발업체를 지원하는 기술선도형 명품 치과의료기기를 개발하는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 실제로 '메디허브'라는 기업과 함께 공동연구를 통하여 치과 국소 마취용 무통주사기 즉 '아이젝(i-JECT)'을 개발하여 식약처 허가를 거쳐서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다. 메디허브의 국소 마취용 무통주사기는 제품기획 단계부터 철저하게 임상현장의 요구를 담았으며, 사용하기에 편리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임상의와 환자 양측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의료기기는 일반적인 공산품이나 전자제품 등과 확연히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임상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 의사가 직접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야 한다는 점과 인체에 직접 사용하는 의료기기의 특성상 식약처의 엄격한 허가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하죠. 저희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치과의료기기 개발센터는 의료기기 개발 기업을 전주기에 걸쳐 적극 지원함으로써 의료기기 개발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뛰어난 아이디어를 임상 현장에서 현실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딥러닝에서 대한민국 치과의 미래를 찾다


이 교수는 모든 연구에 있어서 철저하게 미래지향적 시각을 견지해왔다. 과거 방사선영상 기술 연구에 투신했던 당시도 그랬고, 인공지능과 딥러닝에서 치과의 미래를 발견하고 연구하고 있는 지금도 그렇다. 


“현재 치과영상에서 딥러닝을 활용하는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파노라마, CT, CBCT 등으로 촬영한 많은 환자의 구강안악면 영상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에게 치과 질환의 다양한 유형을 학습시켜, 스스로 치과 환자의 병증을 진단하는 수준에 도달하는게 목표입니다. 정제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다면 결국 정확한 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며, 인공지능은 의사와 다르게 감정이나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과 결합돼 보다 신뢰할만한 진단 주체로 거듭날 것입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치과 임상의의 영상판독 능력을 향상시켜 국민 구강건강 증진에 기여할 것입니다.”


#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준비 만전


현재 이 교수는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사업 은 그간 부처별 개별 지원에 따른 한계를 극복하고 국가 차원에서 R&D부터 사업화까지의 전주기를 통합 지원하기 위해 3개 부처가 힘을 합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과거에는 과기정통부는 기초·원천연구, 산업부는 제품화, 복지부는 임상과 사업화를 나누어 지원하다보니 연구소-기업-병원 간 단절이 생기고 연구결과가 실제 병원에서는 쓰이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특히 시장진입의 최종 관문인 인허가와 보험 등재를 고려하지 않은 제품 개발로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동 사업에서는 R&D 초기부터 식약처, 복지부 등의 규제기관이 참여해 사업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6조원 규모의 국내 의료기기 시장에서 치과 의료기기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1조 2천억원 수준으로 큰 잠재력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울러 새로운 진단 및 치료기술, 신소재 연구와 적용이 매우 활발한 분야이기에 기존 치과 의료기기 개발 기업과 신생 기업간에 치열한 경쟁과 역전극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건전한 경쟁 체제인 것이죠. 따라서 글로벌 외국 기업들이 독점한 타 의료 분야 시장에 비해 치과 의료기기 연구개발에 국가적으로 일관된 지원이 계속된다면 그 효과는 매우 클 것입니다.”


혁신적인 구강안악면 영상 기술을 연구해 대한민국 치과의 진단 및 수술 역량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이원진 교수. 끊임없이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함으로써 실사구시, 국가와 사회를 이롭게 하는 소신을 현실화해 나가는 그는 모범적인 치의학 연구자이자 전문가의 표본이다. 도전과 혁신의 연구철학을 가슴 속에 깊이 새기고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면서 연구에 내실을 기하는 이원진 교수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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