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동 강원대병원 정형외과 주임교수, 환자 권리 지키는 ‘적정진료’ 인술철학

이문중 기자
2021-05-13

남우동 강원대병원 정형외과 주임교수./사진=뉴스리포트


[뉴스리포트=이문중 기자] 강원대학교병원은 200병상 규모의 춘천의료원을 정부에서 인수해 설립한 국립대병원이다. 본원은 설립 이후 기존 공공 의료기관의 취지를 그대로 이어받는 한편, 교육·연구·진료 역량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의학발전과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해왔다. 남우동 강원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설립 단계에서부터 강원대병원에 몸담고 병원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다. 그는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전공의와 전임의를 거쳐 강원대병원 기획조정실장으로 부임, 구 춘천의료원을 강원 중심의 진료 및 의학 연구 거점으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이다. 


남우동 교수 집도 척추협착증 수술(광범위 후방감압술) 현장 스케치 

강원대병원의 수술장은 평일 이른 오전부터 바쁘게 움직인다. 본원 정형외과의 남우동 주임교수는 어르신 환자의 척추협착증에 대한 광범위 감압술을 집도하면서 기자를 맞이했다. 그는 침착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수술의 성공과 환자의 쾌유를 위해 손 끝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척추 중앙에는 허리뼈 속 중추신경이 지나가는 신경길인 척추관이 존재하는데요, 나이가 들수록 척추뼈가 두꺼워짐에 따라 이 공간은 자연스럽게 좁아집니다. 이로 인해 척추뼈가 중추신경을 압박하게 되고, 허리의 통증과 다리에 여러 복합적인 신경증세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죠.”


남 교수는 척추협착증 수술에서 주로 광범위한 후방감압술을 시행한다. 병증이 심한 환자의 경우 척추 후관절의 상당 부분을 제거, 신경에 대한 압박을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는 강원대병원 정형외과에 부임한 이후 척추협착증 수술을 주로 맡아왔습니다. 오늘 수술도 그간 해온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어르신 환자였고 심각한 요통과 다리 저림 증상을 호소하던 분입니다.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만, 환자분께서 예전의 삶의 질을 되찾을 수 있도록 예후를 지켜볼 것입니다.”


그는 특히 재발한 척추관협착증 수술 경험이 많다. 수술 후 재발한 환부는 신경 다발이나 조직이 상당히 약화된 상화된 상황이기에 수술 과정에서 손상되기 쉽고, 기존 수술 흉터와 새로 악화된 부위를 구분하기 쉽지 않아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저는 명의는 없다고 생각해요. 중세 시대에는 동네에 의원이 한명 있으면 다행인 시대였고, 그때나 명의라는 표현이 통용될 수 있었죠. 그러나 지금은 매년 많은 의사가 양성되고 있고, 그만큼 실력 있는 의사도 많습니다. 심지어 환자가 유튜브에서 수술 스킬과 필요한 재료 정보를 습득해 자가수술하는 사례도 빈번하죠. 과거의 ‘명의’라는 명칭에 담긴 의미를 이제는 찾기 쉽지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척추관협착증 명의가 아닐뿐더러, 저와 비슷한 실력의 교수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남 교수는 현대 의사들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술기가 아닌, ‘꼼꼼함’과 ‘솔직함’을 꼽았다. 특히 의사의 시각에서 완벽한 수술을 추구하지 않고, 환자의 입장에서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가장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면모를 강조했다.

“술기는 수천례 이상의 수술경험이 쌓이다보면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발전하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집도의가 품은 마음과 습관이죠. 병원이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하고, 수술이 결정되면 꼼꼼하게 집도하며, MRI를 통해 내가 파악한 것이 통증의 모든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솔직함을 갖춰야합니다.”


인술(仁術)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을 살리는 어진 기술’이다. 즉 의술이 추구해야 할 것은 증상이나 의사의 자기만족이 아닌, 환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남 교수는 여기에 더해 의사 또한 환자와 같은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의사는 환자의 병증에 적합한 술기나 시술과 함께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분명히 설명함으로써, 환자가 최선의 치료법을 선택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계가 전문의, 명의를 표방하면서 점차 환자를 수술 대상으로 바라보는 풍조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술은 인술, 전인적 치료 행위라는 점을 간과하면 안됩니다. 기존 술식에 비교했을 때 효과가 크게 다르지 않은, 언어적으로 화려할 뿐인 새로운 시술을 환자에게 권하고 고액의 진료비를 청구하는 행태는 궁극적으로 의료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해치는 행위입니다.”


환자 권리를 우선시하는 적정진료 인술철학

남 교수는 환자의 입장에서 최선의 결과가 예상되는 치료법을 제시하는 적정진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환자들 중 경제적 환경이 풍족해 비용에 관계 없이 최신의 시술을 받을 수 있는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입원비와 진료비에 압박감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최소침습’과 ‘최신 기술’를 표방하는 각종 시술법의 많은 부분은 비용과 효과 면에서 기존술식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비용에 비해 그 값어치를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들은 여러 이유로 이를 환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린 ‘솔직함’이 필요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환자를 동등한 인간으로 여기고 술식과 시술법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설명하고 환자가 최선의 결정을 내리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


남 교수는 강원대병원을 비롯한 국립대병원의 정체성과 사회적 역할을 ‘적정진료’로 함축한다. 의사 스스로가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비용과 효과면에서 최선의 치료법을 권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이 국립대병원에게 기대하는 바라는 것이다. 그의 최근 행보 또한 ‘적정진료’와 궤를 같이한다. 또한 술기 발전보다 질병의 발생을 미리 예방하고 병원에서 시행되는 진료로만 끝나기 보다는 보다 넓은 개념에서의 의료와 환자의 치료에 무게중심을 두고 동료 교수와 함께 환자 교육에 힘쏟고 있는 것이다. 

“노인과 농민이 많은 강원도 인구 특성상, 강원대병원을 찾는 환자 중 대다수가 척추를 비롯한 정형외과를 찾습니다. 척추 질환은 환자 개인의 삶의 질을 크게 훼손하며, 이는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죠. 따라서 저는 척추 수술이 필요하기 전에 환자들이 평소 일상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척추 건강 유지법과 척추 질환 자가진단법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는 적정진료를 근거로 진정한 의료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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