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열장 속 PC주의와 의식의 흐름 기법...프레데터에게 내려진 사망선고:더 프레데터 리뷰

이문중 기자
2018-09-16


[뉴스리포트=이문중 기자] 프레데터 프랜차이즈가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고도의 문명'과 '고대 전사의 긍지'라는 이미지가 포개진 외계인 프레데터의 독특한 캐릭터는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는데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프레데터는 지구를 침공해 식민지화하려는 것도, 생존을 위해 인간을 사냥하는 것도 아니다. 이들은 우주에 퍼진 수많은 행성들을 돌며 그 곳에서 가장 강한 최상위 포식자를 사냥하는 것이 '긍지'이자 프레데터 사회의 정식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일종의 '관문'이다. 즉 이들은 우주에 퍼져있는 최상위 포식자들 위에 군림하는 것을 주구한 것이며, 이렇게 쿨하고 심지어 일본의 무사가 떠오를 정도로 엄숙하기까지한 프레데터의 설정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아니, <더 프레데터> 이전의 프레데터 세계관에서는 그랬다.


그러나 <더 프레데터는> 전작들의 매력과 완성도에 한참은 못미치는 졸작이다. 분명 프레데터가 등장하고, 인간 전사들이 대항하는 전개는 전작들과 동일하지만 그 뿐이다. 의식의 흐름이 이끄는 대로 중구난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다, 프레데터 고유의 설정은 싸그리 뭉개버렸으며, 무엇보다 거리 가판대에 나열한 것 마냥 어떠한 고민도 없이 기계적으로 배치해놓은 PC주의 설정들이 두 눈을 질끈 감게 만든다. 


전작들과 충돌할 뿐 아니라 본 작품 내에서도 앞과 뒤가 다르고 서로 충돌하는 설정들이 가관이다. 처음에는 분명 프레데터가 관광하듯 살인을 한다고 해놓고선 중반 이후에는 인간의 DNA를 흡수해 지구에 와서 살기 위해 프레데터들이 지금껏 살인행위를 저질렀다고 설정을 바꾼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인류는 앞으로 1세대도 버티지 못하고 지구에서 멸망할 것이란다. 순식간에 인간이 멸종위기종이 된 상황도 우스꽝스럽거니와, 그런 인간의 DNA를 복제한 프레데터는 뭐가 된다는 말인가. 게다가 주인공의 아들로 등장한 소년은 복잡한 산술 능력과 반 친구들이 두명씩 짝지어 하던 체스 판을 모두 기억해 복기하는 신들린 기억력과 심지어 외계어까지 해독 가능한 초인류적인 능력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녀석이 사실 아스퍼거 증후군이란다. 단지 아스퍼거 주인공이라 이런 능력들을 갖추게 됐다는 식이다.


이번에 등장한 프레데터의 행동도 개연성이 전혀 없다. 총 두 명의 프레데터가 등장하고 처음 등장한 프레데터는 사실 '인류를 구원할 선물'를 인간에게 전해주기 위해 온 '착한' 프레데터다. 그런데 기껏 인류를 돕기위해 지구를 찾아온 이 녀석이 다짜고짜 인간 사냥을 시작한다. 설정 뿐 아니라, 등장하는 캐릭터의 행동 마저 앞과 뒤가 충돌하는 막장의 순간이다.


가장 참을 수 없었던 부분은 엔딩이다. 프레데터가 인간에게 준 '선물'의 정체가 사실 '프레데터 킬러 슈트'였다는 설정이다. 슈트는 아이언 맨의 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게다가 이런 졸작을 만들어 놓고 대놓고 후속작을 예고하는 감독의 자신감이란.


"항마력이 달린다"는 말이 있다. 도저히 맨 정신으로는 견디수 없는 민망한 광경을 보거나 들을 때 많이들 쓰는 말이다. <더 프레데터>는 정말로 항마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주 완벽하게 이를 깨부수는 수준의 아주 조잡하고 충동적인 역대급 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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