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발레 역사의 산 증인, 클래식 낭만주의 무용의 페르소나

이문중 기자
2019-01-12


뉴스리포트 1월호

김학자 (사)한국발레협회 고문 /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뉴스리포트=이문중 기자]김학자 고문은 대한민국 발레의 발전을 몸소 이끌어온 개척자이자, 모든 발레리나에게 예술혼의 표본으로 기억되고 있다. ‘공기의 정(Les sylphides)’, ‘지젤’과 같은 클래식 발레 걸작에 출연해 찬사받은 바 있으며, 특히 1975년 ‘지젤 한국 초연’에서 지젤을 열연하면서 예술혼을 과시한 바 있다. 세계 정상급 발레리나이자, 국립발레단에서 서구 걸작 발레의 국내 초연에 크게 공헌하면서 ‘클래식 발레의 페르소나’로 인정받은 바 있는 김학자 고문을 만나 인터뷰했다.


# 무용수의 길 걷게 한 운명적 작품, '공기의 정(Les sylphides)'


대한민국 발레의 원로이자,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스승인 김학자 고문에게도 세계 정상금 발레리나들을 보며 가슴 설렜던 경험이 있다. 특히 쇼팽의 연주곡을 집대성해 클래식 발레로 재창조한 '공기의 정(Les sylphides)'은 김학자 고문이 본격적으로 발레리나의 길을 걷게 한 운명적 작품이라고 한다.


“처음부터 제가 낭만주의 발레를 사랑했던 것은 아닙니다. 원래는 (고)김천흥 선생 밑에서 고전 무용을 사사하면서 발레는 경험하지 못하다가, 우연히 ‘공기의 정’ 작품을 보게 되면서 발레의 세계에 빠져들게 됐습니다. 쇼팽의 낭만주의적이며 아름다운 선율을 몸으로 표현하는 발레리나들의 모습을 보면서 클래식 발레에 제 모든 것을 바치리라 마음 먹었죠.”



다행히 선천적으로 갖고 있던 신체 조건들이 발레리나로서 더없이 적합했던 김학자 고문은 고전 무용을 배우면서 익힌 기본기와 신체 언어에 대한 이해력을 바탕으로 발레리나로서 당찬 첫 발을 내딛게 된다.


“지금 생각하면 선배 무용수들에게 정말 당돌하게 행동했었죠. 외국에서 발레단이 오면 발레 마스터(메트르 드 발레, maître de ballet. 발레단의 무용수를 훈련시키고 안무를 담당하는 사람. 발레 교사겸 안무가이자 지휘자이며 창작자)를 찾아가 발레 클래스를 요청했어요. 당시로서 제가 외국으로 발레를 배우러 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고, 해외 대선배들에게 배우고 싶다는 열망을 참을 수 없었거든요.”


발레의 더 높은 경지에 이르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김학자 고문은 1950년대 후반 경제성장기 궤도에 오른 대한민국 정부 후원으로 미국에서 발레를 배울 기회를 갖게 됐다.



“문화예술진흥원에서 국가 장학금으로 6개월간 외국에서 발레를 배우는 프로그램에 지원해합격했던 때가 생각나요. 미국의 수준 높은 발레를 배울 생각에 문화예술진흥원에 지원서를 넣기 전에 뉴욕 발레스쿨 입학 지원서를 넣을 정도로 흥분했었죠.”


하지만 김학자 고문은 단지 해외에서 발레를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했던 것이 아니다. 무용인으로서 한층 발전되겠다는 열망과 함께, 가까운 미래에는 대한민국의 발레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소망을 품고 미국의 선진 발레 스킬 및 이와 관련된 전반적인 지식들을 욕심껏 습득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이후 김학자 고문은 뉴욕의 ‘American Ballet Theatre(ABT)’ 스쿨에서 1년간 공부하고 연습하면서 무용수로서 몰라보게 성장하게 된다.



# 대한민국 발레 발전을 위해 투신하다

이후 귀국한 김학자 고문에게 유명 사립 대학교의 러브콜도 끊이지 않았지만, 국민의 응원으로 무사히 유학을 마쳤으니 대한민국의 예술 발전을 위해 평생 노력하겠다는 신념으로  국립발레단에 입단, 단원, 주역무용수, 발레 마스터의 커리어를 밟았다. 
이러한 김학자 고문의 헌신 덕택에 대한민국 발레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게 된다. 그에게 발레를 배운 무용수들이 성장해감에 따라 해외 유명 작품을 국내에서 제작하고 공연할 수 있는 역량이 쌓여갔다. 특히 김학자 고문이 주연으로 참여한 1975년 지젤 한국 초연은 대한민국 발레 역사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는 사건이다. 지젤은 발레 역사상 처음으로 토슈즈가 사용된 작품이자, 세계 정상급 무용수들에게 고전의 정석으로 인정 받는 작품이다. 따라서 본 작품을 국내에서 직접 공연함은 ‘세계 정상급 무용수들을 대한민국에서 직접 배출할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것과 같다.

# 민간 발레스쿨·발레단 활성화가 관건

김학자 고문은 대한민국 발레 발전의 원동력으로 민간 발레단과 발레스쿨의 활성화를 꼽는다. 지금은 국가와 지자체에서 발레 무용수 육성을 주도하고 있는데, 여기에 다수의 민간 발레아카데미들이 더해진다면 더 많은 발레 인재들을 발굴하고 교육할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발레는 종합예술분야이기에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협업합니다. 단순하게 배역만 해도 다양한 유형이 존재하고, 이 밖에도 무대, 의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펼칠 여지가 많아요. 민간 발레스쿨이 활성화된다면 발레의 전반에서 예술적 재능을 펼칠 인재들을 어린 시절에 발굴해낼 인프라가 될 것입니다.”


또 김학자 고문은 지금도 직접 국내 발레 저변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대한민국예술원 세미나와 공연을 통해 발레와 무용에 대한 지식들을 국민들에게 전파하는 한편, 국내 소규모 발레단을 찾아 지식을 전수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등 대한민국 발레의 스승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은 민간 발레단에서 어린 무용수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감동을 경험한다는 김학자 고문. 평생을 꿈꿔온 발레 아카데미·발레단 융성의 꿈이 서서히 현실화되는 지금, 그는 더없는 만족감을 느끼며 조금이라도 더 힘을 보태기 위해 국립발레단 단원 시절과 다름 없는 열정을 갖고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평생을 발레와 한몸처럼 살아온 김학자 고문의 지난 행보에 경의를 표하며, 지금도 변함없이 대한민국 발레를 위해 봉사하는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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