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진 법률사무소 해온 파트너 변호사, “법, 알기 쉽게 낮은 자세로”

김은비 기자
2019-12-16

법률사무소 해온 권희진 변호사./ 사진 제공=권희진 변호사 


[뉴스리포트=김은비 기자] 충분한 능력을 갖춘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 개선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법조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지난해 기준 신규 변호사 중 여성 비율은 10년 전 보다 13% 증가했지만, 로펌에서 여성 파트너 변호사는 10중 1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로펌은 변호사의 법조역량과 함께 조직원으로서 활동이 강조되는 만큼 임신과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을 감당해야 하는 여성에게 여전히 불리한 환경이다. 이에 법률사무소 해온의 권희진 변호사는 ‘여성’이 아닌 변호사로서 역량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변호사 개인의 노력과 사회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분야에 한계를 두지 않고 의뢰인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사건에 임한다면 유리 천장 극복은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여긴다.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해결을 꾀하다


대한민국 법의 중심지 서초동에 위치한 법률사무소 해온에서 권희진 변호사를 만났다. 깊은 눈매로 부드럽게 미소하는 권 변호사에게서 남다른 자신감이 느껴졌다. 그는 “가사, 민사, 형사 사건과 더불어 종중(宗中)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자신의 전문 분야를 소개했다. 권희진 변호사가 수임 중인 종중 소송은 대법원 판례와 맞물려 많은 다툼과 논쟁이 있는 영역이다. 종중은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와 봉제사와 후손 상호간의 친목을 목적으로 형성된 자연발생적 단체다. 성씨와 뿌리를 중시하는 한국 고유의 문화로서 자리 잡은 종중이 시대적인 변화를 받아들여 여성에게도 종중원의 지위를 부여했고, 확장된 종중원이 각자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를 행사하며 복잡하고 심화된 갈등이 이어졌다.


가족 구성원으로 이뤄진 소송입니다. 종중원의 자격, 대표자 선출 과정, 총회 소집 및 결의 방법에 대해 일반 법인처럼 구체적으로 사전 논의된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전통의 관습에 따라 이뤄지기도 하지만 이에 얽매이다보면 종중원 간의 마찰을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특수성이 발현되는 종중 관련 소송은 법률 대리인으로서 변호사가 살펴야 할 부분들이 많습니다.”


종중 소유의 재산은 종중원의 총유이므로 관리 처분은 총회의 결의에 근거한다. 여기서 불공정의 문제나 사회 질서에 타당성을 잃는 경우 첨예한 대립과 분쟁의 소지가 있다. 그래서 종중 사건은 갈등에 따른 단독 사건으로 이뤄지기 보다 재산 분할 과정에서의 부동산, 상속 분쟁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띠고 있어 사건의 본질에 다가가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가사 사건 등에 빗대어 보아 다뤄야할 사건들이 얽혀있기 때문에 주로 전관 변호사나 대형 로펌에서 수임하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였습니다. 저는 개인 변호사였지만 우연한 기회로 종중 사건을 맡았고, 여러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종중 사건을 통해 풀어내며 부동산, 대여금, 상속 소송에서도 전문성을 키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2018 대한변협 스타트업 법률지원단 발족식./ 사진 제공=권희진 변호사 


여성 변호사가 아닌 전문 변호사로의 도약


권희진 변호사에게 법조 철학에 대해 묻자, 그는 “변호
사로서 사건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하는 자세만큼이나 의뢰인의 지나온 삶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권 변호사는 형사 소송에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한다. 일반적인 여성 변호사들은 주로 이혼과 같은 가사 사건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데 반해 권희진 변호사는 결을 달리하고자 한다. 단지 여성 변호사라는 이유만으로 사건의 본질에 다가가기를 두려워한다는 업계의 선입견에 당당히 맞서고 싶다는 가치관 때문이었다. 


“성매매 업주로 처벌받는 피고인의 변론을 맡았습니다. 저는 의뢰인과 진솔한 상담을 통해 그간의 삶에 대해 조명했습니다. 피치 못할 개인의 사정으로 인해 사건 에 휘말리게 되었고, 범죄에 비해 형량이 높게 선고 받아 참작할 사유에 대해 변론했습니다. 이를 통해 여성 변호사가 아닌 함께하는 법률 파트너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맡은 사건을 예로 들며 여성 변호사가 가진 강점에 대해 피력했다. 의뢰인을 먼저 생각 하는 공감 능력과 사건을 분석과 소통에 능통한 점은 오히려 다양한 사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흉악범과 대면해야 하는 형사 사건을 일부 여성 변호사들이 기피하는 경우가 있었고,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재판에서 여성 변호사의 육아나 출산 문제로 인해 수임을 꺼려하는 상황들도 발생한다. 이는 여성 변호사의 경력 단절이나 한정된 사건 수임이라는 문제로 이어 진다. 권희진 변호사는 “전문화된 법률 시장에서 여성 변호사이기에 수임하지 못하는 사건은 없다”고 단호한 의사를 표명했다.


“변호사는 자격증 취득에만 그치지 않고 끊임없는 판례 연구와 노력을 바탕으로 사건 해결에 다가가야 합니다. 동일한 내용의 사건이라도 의뢰인은 각기 다른 해결책과 답안을 요구하죠. 그래서 의뢰인의 니즈를 파악해 어떤 식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인지는 성별보다 변호사 개인의 역량과 자질로 결정짓는 문제입니다.”


“여성 변호사가 활동하는 데 있어 사회적 선입견이 여전해 활동에 걸림돌이 된다”는 여성 변호사를 향한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의뢰인들이 변호사의 전문성보다 ‘여성’으로 바라보고 가볍게 여기는 언행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로펌이나 의뢰인들 역시 우선적으로 ‘남성’ 변호사만을 선호하는 경향을 드러내며 많은 여성 변호사들이 설 자리를 잃기도 한다. 


“변호사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몇 년에 걸친 소송을 대리하는 법률 파트너입니다. 단지, 변호사의 성별이나 화려한 이력에 연연하기보다 모든 면에서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는, 같은 호흡으로 나아가는 변호사를 선임하길 바랍니다.”
권희진 변호사는 “종중 사건과 형사 사건을 전문 영역으로 확보하고 의뢰인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 라고 밝혔다. 이는 변호사 업계에서 여성 변호사가 가진 한계성을 줄이는 돌파구 마련의 시초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이뤄낸 성과를 바탕으로 변호사의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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