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초대 명예 고등군사법원장, 평화통일에 헌신한 비전형 리더

정혜미 기자
2019-10-17


김주경 초대 명예 고등군사법원장/전 서울중앙지방법무사회장./사진=뉴스리포트


[뉴스리포트=정혜미 기자] 고등군사법원은 군 사법 최후의 보루이자 중추로서 일반법원의 고등법원과 같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재판관 5인으로 구성되는 고등군사법원은 국방부에 설치, 전 군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의 2심을 관할한다. 문민정부 출범 이후, 강력한 혁신과 개혁 노선을 밟아오며 법원으로서 본래의 가치를 회복하려 노력해온 군사법원은 민간 자원을 적극 수용해 양형 절차를 공개해왔다. 특히 명예 군사고등법원장은 군사 소송 절차상 최종심에 민간 법률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는 창구라는 점에서 대한민국 군사법원의 민주화 의지를 극명히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김주경 대표법무사의 명예 군사고등법원장 임명은 군사법 역사상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민간 자원일 뿐 아니라 비고시 출신인 김 법무사는 대한민국 군사법의 발전 의지의 표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대 명예 고등군사법원장 위촉...후배 법무사들 위한 ‘책임감’

비고시 출신 법무사의 명예 군사고등법원장 위촉이 법조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8월 2일 용산에 위치한 고등군사법원에서 열린 서울지방법무사회와 군사법원과의 간담회에서 배재법무사합동사무소 김주경 대표법무사(전 서울중앙지방법무사회장)가 초대 명예 군사법원장에 위촉됐기 때문이다. 법무사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상당히 고무적인 일로 평가하면서 “헌법적 가치를 존중하는 고등군사법원이 보다 열린 법원을 지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군사법원이 국민과 보다 다양한 소통과 교류를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법무사도 돕겠다”며 향후 소통 의지를 밝혔다. 

김주경 법무사 또한 이번 명예 고등군사법원 위촉을 두고 기쁜 속내를 밝혔다. 특히 후배 법무사들이 앞으로 군사법원과 꾸준히 소통해나갈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강하게 내비쳤다.

“올해로 제 나이가 84세입니다. 명예를 쌓겠다는 욕심을 버린 지 오래이며, 오직 후배 법무사들의 활동 영역 개척과 대한민국 법무사의 권익 증진을 위해 헌신할 생각뿐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명예 고등군사법원장 추대는 저의 명예로 그칠 일이 아닌, 앞으로 후배 법무사들과 대한민국 군사법의 지속 가능한 교류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큰 몫을 담당하고 싶다는 게 제 각오입니다.”

아울러 김 법무사는 고등군사법원에 대해서도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그는 “법무사 입장에서 상당히 영광입니다.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법무사들은 고등고시에서 낙방하고 법 집행 업무에 30년 봉직한 노하우를 밑천 삼아 법무사업에 나서고 있는데요, 대한민국 사법 발전에 대한 순수한 열망과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 만큼은 누구보다 진실하고 뛰어나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 법무사들의 진심을 원장님께서 배려해주신 덕분이기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대한민국군은 징병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기에 항상 민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 군이 지닌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인권의 제한이 발생할 수밖에 없음에도, 장병들의 권익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군사법 당국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법무사는 대한민국 군사법계에서 말하는 진심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군과 민은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대한민국군이지만, 징병제가 지닌 본질적인 한계점은 장병들에게 일정 부분 인권의 제약을 강요하고 있지요. 그리고 이 덕분에 일반 국민들은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군인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표하면서, 어떻게든 먼저 군 생활을 거친 선배이자 법무사로서 현직 군인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법률 봉사를 추구할 것입니다.”


김주경 법무사는 초대 명예 고등군사법원장으로 위촉됐다./사진=배재법무사합동사무소 


등기서류 제출제도 개선 및 법률 상담료 정착 이끌어

김 법무사는 과거 서울중앙지방법무사회장으로 활동할 당시 전국 법무사들의 숙원 과제를 해결해 인정받은 바 있다.

“저는 과거 중앙지방법무사회장 취임 당시 등기소 등기서류 제출제도 개선 및 법무사 상담료 정착 등 두 가지 공약을 제시했었는데요, 다행스럽게 임기 중 공약을 전부 이행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 김 법무사는 법무사들의 전문적 업무 영역 확립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본래 법무사 제도의 취지는 국민들이 보다 쉽게 법률 서비스를 영위하도록 보장하는데 있음에도, 업무 영역이 변호사들과 겹치면서 법무사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사와 변호사의 정체성을 명확히 규정하는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합니다. 앞으로 우리 법무사들이 마음 놓고 의뢰인들과 소통하면서 안정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고 싶습니다.”


남북통일의 최전선에서 땀 흘리다

경기도 화성 출신의 김 법무사는 법조인의 꿈을 펼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법과대학에 진학해, 사법고시에 응시했으나 낙방 후 진명여자고등학교에서 교육자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법치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그의 열망은 식을 줄 몰랐고, 검찰 사무직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3년여 교직 생활을 뒤로 한 채 본래 바라던 정의 집행의 길을 걷게 된 김 법무사. 1968년부터 20년간 국가를 위해 헌신한 그는 조금 더 국민에게 가까운 곳에서 법적 조언을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에 과감히 공직생활을 청산하고 법무사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1988년에 법무사사무소를 개업한 이후 법무사로서 제게 주어진 역할과 본분을 수행하고 국민들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에게는 그저 당연한 노력이었지만 운 좋게도 국가로부터 크게 인정받아 국민훈장 모란장과 동백장, 대통령 표창을 받는 영광도 누렸죠. 이 뿐 아니라 남북나눔공동체 부이사장, 대통령 자문위원회 동북아시아대위원회의, 대통령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울시부의장을 역임하며 보다 큰 틀에서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기회도 부여받았습니다.”

특히 김 법무사는 1995년부터 이세중 전 대한변협회장과 함께 민주평통 상임위원으로 활동했으며, 1999년부터 6년간 민주평통 강남구협의회장을 3회 역임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어 장관급 보직인 민주평통 서울 부의장에 임명돼 대한민국 통일역량을 강화하고 국민총화를 이룩하기 위해 노력한 바 있다.

“민주평통은 국민의 통일의지와 역량을 결집해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자 1980년대 초반 범국민적 통일기구로 설립된 단체입니다. 국민의 화합과 정부의 올바른 통일정책 수립을 위해 실질적인 대안들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지금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하지만 용기와 힘을 잃지 않고 민주평통의 존재 가치와 의지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는 구성원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김주경 법무사는 민주평통이 민간통일운동의 리더격 단체로 발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사진=뉴스리포트 


김 법무사는 앞으로도 민주평통이 분단된 한반도의 통일을 목표로 국력배양 및 민간통일운동의 리더격 단체로서 발전해나가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김 법무사는 지난 2007년 부의장 취임 이후 올해까지 전국적으로 통일의 당위성을 선포하고, 민주평통의 역할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다각도로 사업을 구상했으며, 이를 실행에 옮겨왔다. 초기 폐쇄적인 조직운영으로 침체기에 빠진 조직의 개혁을 선도하며 회원증강, 통일강좌 확대, 예산증대 등 평통의 전략과제를 현실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이는 법조계 리더십과 한반도의 평화통일 및 국민 대통합이라는 적극적 신념을 지니고 있었던 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가장 아쉬운 점은 통일을 보지 못하고 민주평통 활동에서 물러나게 된 점입니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쉽게 풀릴 것 같지 않아 더 아쉽습니다만, 빠른 시일안에 남북관계가 완화되어 인도적 차원의 대북 현물 지원 루트가 열리기를 바랍니다. 지금 북한에는 특히 의약품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김 법무사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이야말로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한 역사적 과제라고 여긴다. 따라서 통일정책은 정치․사회 상황에 따라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되며, 외교상 기술적 유동성이 있을지라도, 평화통일이라는 핵심 노선은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는게 그의 신념이다.

“현재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평화통일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안보 상황이 엄중한 이 시점에서, 정부와 국민이 흔들리지 않고 평화 정착과 통일기반 구축을 위한 노력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이지요.”


태자파 대종회장 4회 연임, 종친들의 무한 신뢰

과거 김 법무사가 1988년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광야에 홀로 나서게 됐을 때, 그는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이런 배경으로 김 법무사는 자연스럽게 종친회에 몸담게 됐고 검찰과 법원에서 쌓은 수십 년 공직 경력을 바탕으로 태자파 대종회장의 직책까지 맡게 됐다. 1999년 대종회장직을 맡은 그는 임기 4년 회장직을 무려 4회 연임했는데, 이는 그가 종친들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얻었음을 증명한다.

“저는 충과 효로 상징되는 도덕 관념을 바로 세우기 위해 종친회장으로서 노력했습니다. 예전에는 4, 5대가 같이 살았습니다만, 핵가족화로 인해 후손들이 조부모님으로부터 엄격한 예의범절 교육을 받을 기회가 줄었습니다. 또 가족들 간의 삭막한 분위기나 출산 기피 현상으로 우리 사회를 떠받치던 도덕적 시스템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과거의 대가족으로 돌아가는 것은 무리이겠으나, 최소한 가정 내 어른들로부터 후손들이 선(善)의 지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분위기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법무사의 지난 80여 년의 삶 속에는 참으로 많은 변곡점과 사건들이 있었으나, 일신보다 국민과 사회를 위해 헌신한다는 신념만큼은 굳게 유지해왔다.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 없이 살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 저는 건강을 유지하는 한 법무사 업무를 계속 수행하면서, 불우이웃돕기 등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마지막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김주경 법무사는 개혁의 시대에 숙명적으로 평통에 몸담았고, ‘평화통일’이라는 민족적 염원을 이루기 위해 혼신의 열정을 쏟아왔다. 취임 이후 추진해온 거국적 통일 사업들은 그의 신뢰와 원칙에 기반을 둔 인생철학에 완벽히 부합된다. 비전형 리더십을 지닌 법조계 수장으로서 고인 병폐를 차단하고 개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것처럼, 앞으로도 통일을 위한 문화 동질성 회복에 앞장서며 통섭의 시대를 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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