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섭 부산대학교 前 총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학이 가야할 길

서성원 기자
2020-11-10

김기섭 부산대학교 前총장·부산대학교 통일한국연구원장./사진=뉴스리포트

 

[뉴스리포트=서성원 기자]  교수연구실 문을 두드리자 김기섭 전 총장이 환한 웃음으로 반겼다. 방안 가득한 차향과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한쪽에 놓인 작은 거인 그룬디히(GRUNDIG) 스피커는 남성적인 파워와 여성적인 부드러움이 곁들여져 묘한 소리를 이끌어 냈다. 단촐한 교수연구실은 이전 총장의 영예를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기섭 전 총장의 검소하고 겸손한 모습처럼 짝이 맞지 않는 다기가 세월을 대변하고 있었다.

 

코로나 시대 교수활동

영남권 거점대학 1순위 명문 부산대학교(이하 부산대)는 약진은 아직 이어지고 있다. 1946년 5월 개교 이래 동남권 지역 거점국립대학으로서 명성을 유지하며 전국의 우수한 재원이 모여 대학 교육을 통해 학문과 진리 탐구에 정진할 수 있도록 전력투구하고 있다. 부산대는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변호사 여섯 명이 올해 신임법관으로 임명되며 ‘전국 대학 TOP 3’에 드는 우수한 결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최근 김 전 총장은 부산대학교 통일한국연구원 원장으로서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시대로 들어서면서 연구원의 활동은 대체로 줄었지만, 지난 6월5일 인덕관에서 한국전쟁 70주년 심포지움을 열어 한국전쟁 당시 부산의 다양한 모습을 알렸고, 이번 11월 중에는 대학생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평화아카데미를 개최할 예정이다. 통일한국연구원은 산하에 3개 연구소와 7개 센터를 두고 평화통일을 위한 학문적 역량을 강화하고 민족통일을 지향하는 연구를 목적으로 한다. 초대 통일한국연구원장인 김기섭 전 총장(제19대총장)은 1994년 부산대학교로 부임한 뒤 26년째 봉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대학전반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기본연구와 교육은 최우선돼야 합니다. 반세기 동안 대학은 팽창만 하며 달려왔고, 학문적 편향성을 지니게 됐습니다. 일부 실용학문은 지속적으로 발전했지만, 기초과학이나 인문학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현상도 있었습니다. 부산대와 같은 거점국립대에서는 학문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기초학문을 중시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총장은 “대학의 기본적인 발전 방향이 교수 연구활동의 존중보다 정부 정책에 좌우되는 분위기가 잔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모든 대학 정책을 반전시켜 교육의 발전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한 만큼, 국가의 대학 정책은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각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며 대학이 지향하는 방향으로 특성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금이라도 많은 재정확보를 하려 대학은 정부의 요청에 따라 줄서기에 급급합니다. 대학이 바로 서려면 각 대학특성에 맞는 방향으로 성장이 가능해야 하며 그 밑바탕에는 재정자립이 필요합니다. 대학 제재가 약화돼 재정자립이 이뤄진다면 자연스레 특성을 가진 교육이 실시될 것입니다. 악순환의 고리는 분명히 끊어야 합니다.”


부산대 통일한국연구원 개원 심포지엄./사진제공=부산대학교 

 

오픈 유니버시티 시대

김 전 총장은 전체적 대학의 구도가 바뀔 것이라 예상했다. 현재 언택트 시대에 맞춰 대학에서도 화상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입학 체제에도 변화를 모색해야 하며, 대학의 본질에 대해서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김 전 총장은 2014년 개교한 미네르바 대학을 한 예시로 전했다. 자기주도학습 앱을 개발하고 20대 초반 엔지니어들이 바로 실용적인 학문을 공부하는 ‘미래대학’을 지향하는 미네르바 대학은 이미 전 세계에서 입학이 가장 어려운 대학으로 꼽힌다. 미네르바 대학은 모든 수업을 화상으로만 제공하고 있으며 카페, 도서관 등 노트북만 있다면 언제어디서든 실시간 강의를 제공받을 수 있다. 그들이 배우는 학문은 융합학문이며, 인문학부터 코딩에 이른다. 김 전 총장은 미네르바 대학의 발빠른 변화와 발전을 언급하며 국내에는 유사한 교육기관이 없고 대응도 느린 편이라 시범대학 운영으로 한발 앞선 준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과거의 영광에서 현재까지

그는 2012년 부산대학교 총장 취임식을 회상했다. 당시 취임식은 이전의 갈등을 뛰어넘어 대학사회 구성원이 함께 동참해 대학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One PNU>의 슬로건을 내세웠다. 다양한 사람이 함께해 ‘You raise me up’을 합창하기도 했다. 김 전 총장은 대학의 지성으로 성장하는 젊은 세대가 곧 우리시대의 주역이 된다는 측면에서 학생에게 꿈을 심어주고자 고민했다. 대학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어려운 시기를 지니는 청춘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상아탑이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한 훌륭한 인성과 품위를 갖춘 지성인이 되기 위해선 인내하며 기다리고, 이공계일지라도 인문학적 소양은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김 전 총장은 앞으로 남은 정년까지 사회적 네트워크와 인맥을 바탕으로 과거를 되돌아보고, 평교수의 신분으로 돌아와 진행했던 연구를 마무리하며 연구자, 교육자로서 소임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또한 부산지역 역사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칭)부산역사문화학교’와 같은 기관을 설립해 뜻있는 사람과 함께 할 것이라는 꿈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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