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칼럼] 환경호르몬 상식 이야기


칼럼니스트 방재욱(方在旭)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환경호르몬(environmental hormone)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 아니라 환경으로 배출된 화학물질 중 우리 몸 안으로 유입돼 호르몬처럼 작용해 정상 호르몬의 기능을 방해하는 유해물질을 일컫는 말이다. 앞으로 인류가 대응해 나가야 할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환경호르몬의 특징은 무엇이며,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까. 환경호르몬의 공식 명칭은 ‘외인성(外因性) 내분비교란물질’이다. ‘외인성’은 환경호르몬이 산업 현장이나 쓰레기 소각장 등에서 환경으로 방출된 물질이나 컵라면 용기나 젖병 또는 장난감 등을 만드는 데 이용되는 특정 인공합성 화학물질들로부터 유래한 것을 일컫는 말이다. ‘내분비교란’이란 말은 이런 물질들이 우리 몸에 들어와 호르몬의 작용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호르몬은 내분비선에서 분비되어 혈액을 따라 표적세포로 가서 신호전달을 통한 생화학 반응을 유도해 우리 몸의 항상성(恒常性)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화학물질이다. 호르몬의 실례로 인슐린은 이자에서 분비되어 신경조직을 제외한 모든 조직세포로 운반되어 우리 몸에서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포도당의 농도를 조절해 주는 호르몬이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생장호르몬은 단백질 합성을 활성화시켜 생장을 촉진시켜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며, 성호르몬은 남성과 여성의 성징(性徵)을 나타나게 해주는 호르몬을 일컫는다. 


이런 호르몬들의 기능은 우리 몸에 들어와 호르몬처럼 작용하는 환경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저해를 받을 수 있다. 환경호르몬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성별 또는 연령별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면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 심한 생리통, 불임, 유방암, 자궁암 등 여러 가지 이상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며, 남성의 경우에는 정자 수 감소나 정자 운동 기능에 영향을 미쳐 불임이 유발될 수 있다. 환경호르몬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는 영유아의 경우 면역력이 없으며 태아의 경우 모유로부터 더 많은 환경호르몬이 체내에 축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다이옥신, 비스페놀 A, 스티렌다이머/스티렌트리머, PCB, 프탈레이드, 폴리카보네이트 등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70여종의 물질을 발표한 바 있지만 아직 실험적으로 확실하게 입증된 물질의 수는 많지 않다. 자연 생태계에서 다이옥신의 영향은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쓰레기 소각장에서 방출된 다이옥신이 비에 섞여 내려 강물을 따라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식물성 플랑크톤을 거쳐 물고기의 몸에 축적되어 우리가 생선을 먹을 때 대량으로 흡수될 수 있다. 생태계에서 특정 화합물은 영양 단계가 1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10배씩 농축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높은 영양 단계에 있는 물고기를 먹을 경우 우리 몸에 농축되는 다이옥신의 농도가 매우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을 만들 때 사용하는 합성수지 원료로 젖병이나 플라스틱 장난감, 통조림이나 음료수 캔, 계산기에서 뽑아내는 영수증이나 은행의 대기 순번표 등에서 검출되고 있는 비스페놀A(BPA)도 위험한 환경호르몬 중 하나이다. BPA는 불임, 유방암, 기형아의 출산, 성조숙증, 생식 기능 장애 등을 유발하며, 당뇨병, 비만, 지능이나 행동 장애도 일으키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환경호르몬은 유전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생식세포에 붙어 5대까지 유전된다는 높은 위험성도 보고되고 있다. 이는 환경호르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나 자신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앞으로 태어날 후손들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일상생활에서 환경호르몬을 접하지 않고 지내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 주변의 공기나 물에 환경호르몬이 들어있을 수 있으며, 거의 매일 접하는 생수병, 비닐랩, 음료수 캔, 종이컵은 물론 영수증 등에도 환경호르몬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환경호르몬 문제가 미래 사회에 커다란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학계나 정부는 물론 언론에서도 환경호르몬의 대처에 대한 관심이 높지 못하다.


우리 곁에 다가와 있는 환경호르몬의 피해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환경호르몬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위해서는 교육 현장에서 환경호르몬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가정이나 사회에서의 인식도 널리 확산되어야 한다. 그리고 사회의 구성원들이 환경호르몬을 제대로 인식하고, 식생활이나 일상생활에서 그의 근원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대책 마련과 실천이 필요하다. 국가 차원에서는 정부 관계 부처, 시민 단체들은 물론 언론에서도 환경호르몬 문제의 본질에 관심을 가지고 대처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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