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현 칼럼] 아름다운 합창


수필가 김국현(金國鉉)


모든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른다. 인도자를 따라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높이 들고, 흥에 겹거나 기쁨이 넘치는 자들은 가벼운 율동으로 춤을 추기도 한다. 그들이 진심으로 믿고 경배하는 한 분을 찬양하기 위함이다. 그곳에는 두려움이나 근심 걱정 같은 세상일은 들어올 틈이 없다. 오직 하늘나라의 소망이 있을 뿐이다.


기도를 멈추지 마라 눈앞의 상황이 마음을 눌러도/ (…) 너의 모든 게 불리해도 너는 기도를 계속해라/ 기도를 멈추지 마라 내가 너의 그 모든 상황을 바로 역전시키리니/ (…) 내가 모든 걸 지켜보고 있으니 바로 역전되리라 (중략)


찬양 소리가 성전을 가득 메웠다. 그분이 있는 곳까지 울려 퍼질 것 같다. 아니, 지금 이곳에 그들과 함께하며 흐뭇한 미소로 내려다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든 이들은 그분이 자기들이 부르는 찬양을 듣고 있다고 믿는다. 어쩌면 금방이라도 하늘 문이 열리고 여기로 내려오실 것만 같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얼추 삼천 명이 넘을 듯하다. 빈자리 하나 없고 계단이나 강대상에도 성도들로 가득 찼다. 노인들도 있고 아이들도 눈에 띈다. 남녀노소에 구분이 없다. 가족과 같이 온 사람이나 교회 성도들과 함께한 이도 있고, 혼자 온 사람도 제법 많지만 외로움을 느낄 겨를이 없다. 합창은 찬양에서 시작해서 부르짖는 기도로 이어진다. 찬송가는 기도에 곡을 붙인 것이니 기도하는 마음으로 찬양할 때 더없이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 기도는 곡조가 없는 찬양이고 찬양은 곡조가 있는 기도라 했다. 그들은 소리 높여 찬양을 했고 또 기도했다. 다른 순서가 이어질 때까지 쉬지 않고 불렀다.


인도자가 중지하지 않는다면 밤이 새도록 할 기세다. 그들은 무엇을 바라고 또 무엇을 구하려는가. 분명 자신의 유익보다 나라의 번영과 그분의 영광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몇 해 전 미국에서 잠시 머물 때 현지인들이 다니는 교회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다. 모든 성도들이 일어나서 춤을 추며 온몸으로 그분을 찬양했다. 성전은 온통 공연장 같았고 모두가 기쁨으로 넘쳐 있었다. 일어선 채 찬양만 하다가 예배가 끝났다. 거기에도 분명 그분이 계셨고 모두가 그분을 경배하며 기도했다.


수많은 군중이 한마음으로 외치는 소리는 상상할 수 없는 능력이 있다.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소리와 데모하는 군중들의 외침, 콘서트장에서 가수를 따라 하는 노래도 훌륭한 합창이다. 하지만 그것들이 과연 이곳만 하겠는가. 이토록 성스러운 자리 한가운데 있으니 가슴이 벅차고 황홀하기 그지없다. 목소리도 점점 커지며 나도 모르게 두 팔 벌려 그분을 찬양하였다. 나의 기도를 들으실 거라는 기대보다 내 마음을 전부 그분께 드리는 헌신만이 나를 이끌고 있었다.


네 번의 예배 시간에 있던 찬양은 한결같이 힘차고 울림이 있었다. 성가대가 따로 없다. 모두가 성가대원이다. 새벽 예배에도 성도들로 가득 찼다. 새벽을 깨우는 힘의 원천은 그들의 신앙심 그 자체였다. “그대로 이루어질 것을 믿고 기도하라. 그러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그분은 우리의 구할 것을 미리 준비해 두셨다. 문제는 우리다.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고 죽기로 기도하라.”는 목사의 설교를 들은 후 그들의 목소리는 더욱 힘이 났고 찬양은 또다시 하늘을 울렸다. 강대상 정면 벽에 기록된 글귀가 이미 자신들의 믿음으로 굳어져 있었다.


너희가 내게 부르짖으며 내게 와서 기도하면 내가 너희들의 기도를 들을 것이요 너희가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 나를 찾을 것이요 나를 만나리라

<예레미야 29:12∼13>


나는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열차 안에 있다. 쿠션 좋은 의자에 등을 기댄다. 예배당에 울려 퍼지던 찬양 소리가 아직도 귓전을 맴돈다. 참으로 오랜 시간을 돌아서 왔다. 이번 여정은 나를 돌아보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는 참으로 뜻깊은 여행이었다. 기도만이 나를 바로 세우는 길이다. 베르디가 작곡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라는 노래가 있다.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고대 이스라엘 민족의 고난을 기억하며 다시는 그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곡의 동영상 중에 합창단원들이 당시 사람들의 옷차림을 하고 자연스런 포즈로 부른 것이 있는데, 그 영상이 오래 기억에 남는 건 노래를 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찬양하는 간절함을 보았기 때문이다. 고난의 역사도 곡을 붙여 여러 사람이 함께 부르면 깊은 감동으로 승화될 수 있다. 마음과 뜻을 다하는 합창은 기쁨이 배가 된다. 합창은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노래의 가사 대로 믿고 같은 마음으로 온 정성을 다할 때 가장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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