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칼럼]『우장춘 박사를 아세요?』


칼럼니스트 방재욱(方在旭)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8월 10일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육종학자로 해방 후 가난으로 굶주리던 시절 작물 품종 개량으로 농업 분야에 희망의 씨앗을 싹틔워 준 시대적 영웅 우장춘(禹長春) 박사 서거 60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2010년부터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우장춘 박사의 공적을 기리며 농업의 중요성을 알려 농업과학자의 꿈을 심어주기 위해『우장춘 박사를 아세요』를 주제로 어린이 농업·농촌 체험수기 공모전을 개최해오고 있다. 금년에 개최되는 제10회 공모전은 여름방학 등 농촌에서의 농업·농촌체험 이야기를 대상으로 7월 2일~8월 9일에 접수해 8월 20일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홈페이지 참조; www.nihhs.go.kr).


우 박사는 1898년 4월 8일에 일본 도쿄에서 명성황후 시해사건으로 불리는 을미사변에 가담 후 일본으로 망명한 아버지 우범선과 일본인 어머니 사카이 나카 여사의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6세 때 아버지가 암살당한 후 우 박사 가족은 조선인들에게는 역적으로, 일본인들에게는 하류 ‘조센징’으로 불리며 어렵게 지냈다. 어머니 혼자 감당하게 된 가정의 경제적 빈곤으로 우 박사는 한때 고아원에 맡겨지기도 했지만, 가정 형편이 나아진 다음 어머니 사카이 여사가 다시 집으로 데려와 항상 조선인임을 강조하며 키웠다고 한다. 이런 어머니의 후원으로 우 박사는 1916년에 히로시마 중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동경제국대학 농학부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 우 박사는 일본 농림성 농사시험장에 연구원으로 취업해 1937년 퇴직 시까지 18년간 육종연구에 전념했으며, 재직 시절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겹페튜니아를 육종해 개발하기도 했다. 우 박사는 1935년에 일본식물학잡지에 배추, 양배추 등이 속하는 배추속 식물의 연구 논문으로서 ‘종(種)의 합성’ 이론을 발표해 세계 육종학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우 박사가 세계적인 육종학자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배추속 식물을 대상으로 한 ‘우장춘 박사의 삼각형’을 일컫는 ‘U's Triangle’이다. 여러 해 전 미국에서 개최된 배추유전체학회에 참석했을 때 미국과 유럽의 많은 학자들이 발표를 시작할 때 ‘U's Triangle’을 언급하는 것을 보며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느꼈던 추억이 떠오른다. 배추와 관련해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는 ‘U's Triangle’은 무엇일까. ‘U's Triangle’은 배추속 식물에서 배추, 양배추 그리고 흑겨자가 삼각관계(Triangle)를 이루고 있으며, 이들이 교잡해 새로운 종이 생겨난다는 이론이다. 그 실례로 배추와 양배추의 교배로 생겨난 식물이 바로 이른 봄에 노란 꽃을 만개하며, 종자는 바이오 디젤의 원료로 각광을 받고 있는 유채이다. 그리고 배추와 흑겨자의 교배로 생겨난 식물이 갓김치를 담가먹는 갓이다.


1950년 3월 이승만 대통령의 요청으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귀환한 우 박사는 '한국농업과학연구소'의 초대 소장으로 취임해 우리나라 농업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제주도 감귤의 품종을 개량해 장려하였고, ‘강원도 감자’로 알려진 무병 씨감자를 개발해 척박한 강원도 땅에 재배가 가능한 감자 품종을 개발해 식량난 해결에 기여한 것도 우 박사의 업적이다. 1954년에는 일본에 의존하고 있던 채소 종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나라 재래종 배추와 중국 배추의 교배를 통해 포기가 크며 속이 꽉 차고, 병해에도 강한 결구배추 ‘원예1호’를 육성해 배추의 국내 자급을 가능하게 했다. 우 박사의 ‘배추 품종개발’ 성과는 미래창조과학부가 광복 70년을 맞이해 발표한 ‘국가연구개발 대표성과 7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우장춘 박사 하면 ‘씨 없는 수박’을 처음 만든 인물로 떠올리고 있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1950년 일본에서 환국한 우 박사는 우리 농촌의 낙후된 모습을 보고 우량 품종을 육성해 그 종자를 농민들에게 보급하려 했으나 당시 농민들의 관(官)에 대한 불신으로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래서 우 박사가 농민들에게의 육종 기술을 이용해 만든 개량 품종에 대한 믿음을 심으려고 생각한 과제가 바로 ‘씨 없는 수박’ 개발이었다. 우 박사는 1953년 씨 없는 수박을 육성해 1955년 ‘씨 없는 수박 시식회’를 열었는데, 이 시도가 농민들에게 성공적으로 받아들여져 ‘씨 없는 수박’이 언론에 크게 부각되며 우 박사가 세계 최초로 씨 없는 수박을 개발한 사람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씨 없는 수박은 실제로는 1943년에 일본 교토대학의 기하라 히토시 박사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된 육종 기술이다.


우 박사는 서거하기 3일 전인 1959년 8월 7일 병상에서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포상 받으며 ‘조국이 나를 인정해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것을 전해지고 있다. 이제 1950년 환국해 9년 반 동안 ‘농업이 애국’이라는 일념으로 한국 농업 발전 기반의 마련해온 우 박사의 업적이 학생들은 물론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져야 한다. 


제10회『우장춘 박사를 아세요?』공모전을 맞이하며 씨 없는 수박을 통해 씨앗 박사로만 막연하게 알려져 있는 우장춘 박사가 우리나라 농업 발전에 기여한 업적과 작물 육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널리 확산되어 우리나라 미래 농업 발전을 이끌어나갈 ‘제2의 우장춘 박사’가 나오는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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