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하 칼럼] 문양은 현대의 디자인이다


칼럼니스트 이서하(李抒河) 

한국예총 1호 한지명인, 서하갤러리 관장, 한지작가


문양의 개념을 살펴보면 점이나 선, 색채를 도형과 같이 형상화해 형태, 색채와 함께 조형예술을 구성하는 미적 표현 요소의 하나인 문양은 일반적으로 건축, 조각, 공예, 디자인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조형예술품의 표면에 상징적 아름다움을 담아 여러가지 형태로 장식됩니다.


문양은 각자의 삶을 통해 발현된 의식의 반영이며, 정신 활동의 소산임과 동시에 창조적 활동의 결과입니다. 언어나 문자처럼 사용 주체인 민족과 그 민족이 처한 역사적 배경에 따라 고유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문양의 실체는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우주의 섭리가 깃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문화는 생활에 포함된 모든 분야에 응용되었고 해와 달, 바람과 비, 식물은 물론 논, 밭, 산, 바다, 들, 사람, 짐승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신성시해 평안, 장수, 화목, 건강, 그리고 생활의 풍요로움까지 기원하는 관념적 요소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한 자연적 요소들은 그림으로 묘사되고 조각으로 표현되며 공예 장식 무늬로 상징화되었습니다.


문양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하면, 문양의 기원은 인류 역사와 같이 합니다. 문양의 발생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습니다. 고대 인류 자연 현상과 사물을 상징하여 원시미술과 그림, 기호, 문자가 나타났습니다. 예술적 욕심 없이 소박한 생활 욕구에 따라 전해 내려오는 틀을 존중하면서 그려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전통문양을 알아보면, 우리 민족의 집단적인 가치 감정이 통념에 의해 고정되고 표상된 제 2의 자연 또는 상징적 표현미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양은 생활미술인데 감상뿐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기원을 담은 주술적 대상과 정서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상징적 조형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문양은 조상들의 생활 소산으로서 생활의 자취를 남기며, 오늘까지 계승되었으며, 우리 고유한 민족정서가 넘치는 미적 감각에 의해 이룩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외래문화가 들어와도 오랜 세월을 거쳐 한국적인 독특한 멋이 서린 문양을 창조하여 계승, 발전시켜 왔던 것은 훌륭한 우리 민족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장인들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문양에 대한 계승의 역사성은 우리의 모든 전승 문화와 같습니다.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문양을 찾아보면, 삼국시대 문양은 유품과 기록이 확실하며 다양하고 섬세하며 화려합니다. 고구려 문양은 한, 북위, 진의 영향을 받아서 같은 연와 무늬라 할지라도 다른 지방에 비해 간단하고 대범합니다. 고구려는 삼국 중 제일 먼저 건국하였을 뿐만 아니라, 주변의 새로운 문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관계로 미술 문화 요소가 다양하고, 또한 광대한 지역을 집권하였던 대국의 기질은 그대로 예술의욕에도 반영되어 강건한 맛을 줍니다. 화변이 뾰족한 점은 기하학적인 점을 보여주면서 직선적이고 경직된 느낌을 주어 남성적으로 보입니다. 전통문양의 한가지로 단청의 기원은 고구려 벽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청은 삼국시대부터 발달했습니다. 우리나라 단청은 줄곧 시대마다 발전을 해왔습니다.


백제문양은 중국의 동진, 화남제국, 일본과 폭넓은 문화교류로 불교 미술의 큰 발전을 이룩하였고, 백제의 문양은 고구려의 것과 대조적으로 섬세하고 여성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 특징은 사실적이면서도 회화적이고 섬세하며 환상적 분위기를 자아내게 합니다. 삼국 중에서 가장 우수한 기와무늬를 만들었고, 일본의 아스카문화의 뿌리의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이 중 4잎 꽃잎 무늬는 오늘의 사방 연속무늬의 효과를 노리는 문양들이고, 산경무늬는 회화적 성격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신라의 문양은 삼국통일로 미술 분야에서도 국력이 반영되어 삼국 중 화려하고 세련된 감각을 풍깁니다. 불교의 영향이 커 문양의 소재로는 인두조신, 봉황 등이 등장하고, 표현기법으로는 와당의 경우 연주문을 둘러 호화로운 느낌을 주며, 연화 판도 홑잎과 복잎이 있습니다. 고려와 조선시대 문양은 복잡성과 호화로움이 사라져 단순화되어 독특한 감각적 기질이 소박성과 길게 연결됩니다. 고려시대 문양의 표현 소재나 형식이 다양하게 발달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화적인 요구에 의하여 고려청자에 나타난 문양을 보면 종류가 다양합니다.


문양은 생활미술로서 집단적인 가치 감정의 상징으로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문양은 현대 산업 디자인을 중심으로 복식 디자인 및 가구 디자인, 실내외 건축 디자인까지 되거나 참고가 되는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 전통 문양을 연구 개발하여 현대 미술, 산업, 공예에 한국적 디자인을 접목시키면 많은 발전이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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