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칼럼]사람 염색체 이야기

칼럼니스트 방재욱(方在旭)


생물의 형질을 발현하는 유전자(DNA)는 세포의 핵 안에 있는 염색체에 간직되어 있다. 염색체의 수와 모양은 생물 종(種)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그 예로 고양이의 염색체 수는 38개, 소는 60개, 말은 64개, 애완견 염색체 수는 78개나 된다. 사람 염색체 수는 46(2n=46)개로 어머니의 난자와 아버지의 정자로부터 각각 23개씩 물려받은 23쌍의 상동염색체(相同染色體)로 이루어져 있다. 23쌍의 염색체들 중 한 쌍은 X와 Y 염색체로 구분하는 성염색체(性染色體)로 남자는 XY, 여자는 XX로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성염색체를 제외한 나머지 22쌍(44개)은 상염색체(常染色體)로 남성과 여성이 동일하다. 이들 46개의 염색체에는 약 1.8m 정도의 DNA 분자가 들어 있으며, 유전자의 수는 25,000 ~ 30,000개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염색체가 23개만 있어도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유전자가 간직될 수 있는데, 세포 내의 염색체들은 왜 상동염색체 쌍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일까. 염색체가 쌍을 이루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염색체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할 경우 생명현상 발현의 주체인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이상이 생기면 치명적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상동염색체에 쌍으로 존재할 경우 한쪽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도 다른 쪽 유전자 발현에 의해 정상적인 단백질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립유전자가 상동염색체 쌍에 나란히 존재하고 있는 것은 생명의 ‘안전장치'로 볼 수 있다.  염색체가 쌍을 이루는 또 다른 이유는 감수분열로 만들어지는 유성생식에서 정자나 난자에 모든 유전자가 간직되어 후손으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염색체가 쌍으로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유성생식의 한 과정이지만, 사람마다 형질(形質)이 다양하게 차이를 보이는 것은 상동염색체가 분리되는 감수분열 과정에서 유전적 다형성이 생겨 나타나는 현상이다.  


유전 현상은 피부나 눈동자의 색깔, 키, 외모처럼 겉으로 나타나 보이는 표현형(表現型, phenotype)과 우성과 열성 유전자를 기호로 나타내는 유전자형(遺傳子型, genotype)으로 구분이 되는데, 유전자형은 유전자들이 상동염색체 쌍에 대립유전자로 짝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두 개의 기호로 표기한다.  그 실례로 ABO식 혈액형의 유전에서 표현형은 A형, B형, AB형 및 O형으로 구분이 된다. 상동염색체에 쌍으로 놓여있는 대립유전자의 유전자형에서 A와 B는 우열 관계가 없는 공우성(共優性)으로 열성인 O 유전자에 대해 우성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A형의 유전자형은 AA나 AO, B형은 BB나 BO, AB형은 AB, O형은 OO가 된다.  


아버지가 A형이고 어머니가 B형인 집안에서 O형인 자녀가 태어날 수 있을까. 그 답은 ‘예(Yes)!’이다. 그 이유는 A형인 아버지의 유전자형은 AA나 AO이며, B형인 어머니의 유전자형은 BB나 BO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유전자형이 AA이고, 어머니가 BB일 경우 자손은 모두 AB형으로 태어나지만 아버지의 유전자형이 AO, 어머니의 유전자형이 BO라면 자손으로 태어날 수 있는 유전자형은 AO(A형), BO(B형), AB(AB형), OO(O형)로 모든 혈액형의 자손이 모두 태어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범죄자 식별이나 친자 확인이 유전자(DNA) 검사가 이용되고 있지만 예전에는 혈액형이 주요 확인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 인류 문화 역사에서 남성은 여성보다 키가 더 크고 힘은 더 세지만, 정신 연령은 여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남녀에서 성별로 나타나는 차이가 많은 관심과 함께 연구 대상이 되어왔다. 


남성과 여성의 염색체 비교에서 X와 Y로 구별되는 성염색체 조성이 남성은 XY, 여성은 XX로 차이를 보이는 것 외에 상염색체 조성은 22쌍으로 동일하다. 그래서 사람의 염색체 조합을 나타낼 때, 상염색체와 성염색체를 구별해 남성은 2n=46=44+XY, 여성은 2n=46=44+XX로 표기한다. X 염색체에는 1,000개 정도의 유전자가 간직되어 있으며, X 염색체보다 크기가 훨씬 작은 Y 염색체에는 수십 개 정도의 유전자가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성염색체에 의한 유전의 실례로 X 염색체에 놓여 발현되는 색맹에 대해 살펴보자. 열성인 색맹유전자를 지닌 X 염색체를 X‘로 표기할 때 여성의 경우 XX는 정상, XX'는 보인자(표현형은 정상) 그리고 X'X’는 색맹으로 나타난다. 그에 비해 남성은 X 염색체를 하나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XY는 정상이지만 X'Y는 색맹이다. 그렇다면 아버지가 정상(XY)이고 어머니가 색맹(X’X‘)일 때 자손들 표현형은 어떻게 나타날까. 아들의 경우 아버지는 정상이지만 어머니로부터 X'염색체를 받기 때문에 유전자형이 X'Y로 모두 색맹으로 태어난다. 그에 비해 딸은 어머니가 색맹이지만 아버지로부터 정상 유전자 X를 받아 때어나기 때문에 유전자형이 XX'인 보인자로 외형적으로는 모두 정상으로 태어난다.  


생명공학의 시대로 열려있는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생명의 본질‘인 유전자와 염색체에 관한 이야기는 생명과학 울타리에서 벗어나와 일상에서 알아두어야 할 상식으로 자리하고 있다. ‘똑바로 살려면 나를 보아야 한다. 내가 가장 정확한 나침반이니까’라는 말이 있다. 미래 삶의 지표를 바르게 정하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명현상 발현의 나침반으로 작용하고 있는 유전자와 유전자를 간직하고 있는 염색체를 제대로 바라다볼 수 있는 상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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