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하 칼럼] 미래 아이템 '한지'


칼럼니스트 이서하(李抒河) 

한국예총 1호 한지명인, 서하갤러리 관장, 한지작가 

  

한지의 종류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한지라는 단어를 들으면 누구나 ‘ 닥나무로 만드나요?’라고 물어봅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한지 문화가 그 옛날에도 훌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미래의 아이템이란 사실에 더욱 놀라게 될 것입니다. 


섬세하게 지어진 한지의 명칭들은 또 다시 한글의 위대함을 느끼게 합니다. 한지는 크게 건조 판에서 바로 나온 그 상태의 생지와 생지를 가공한 숙지로 나뉘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생지는 질기기는 하지만 표면이 거칠고, 섬유질이 거칠어서 물감이나 수분 등 이물질을 고르게 흡수하지 못 합니다. 이에 반해 숙지는 이러한 생지에 단점을 보완하여 가공한 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지에 대한 명칭이 재료, 염색법, 용도에 따라 약 200여종으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한지 종류가 정말 많습니다. 한지 기록에 대한 분류를 기록한 자료는 단종 2년 (1454)에 편찬된 ‘세종 실록지, 전라도 궐공조’에 의하면 한지의 종류를 원료, 형태, 용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합니다.


원료에 따른 분류는, 귀리 짚을 원료로 만든 종이는 고정지, 뽕나무 껍질을 원료로 만든 종이는 상지, 등나무를 원료로 만든 종이는 지등지, 소나무의 속껍질을 혼합하여 만든 종이는 송피지, 물이끼를 섞어서 만든 종이는 태지, 버드나무 잎을 섞어서 만든 종이는 유엽지, 버드나무를 잘게 만들어 혼합한 종이는 유목지, 솔잎을 잘게 만들어 혼합한 종이는 송엽지, 율무의 잎 및 줄기를 섞어서 만든 종이는 의이지, 마의 속대를 잘게 만들어 섞어 만든 종이는 마골지, 짚을 잘게 만들어 혼합한 종이는 마분지, 황마를 섞어서 만든 종이는 황마지, 털과 같이 가는 해초를 혼합하여 만든 종이는 태장지, 분을 먹인 흰 종이는 분백지입니다.


염색에 따른 분류는, 잇꽃 (홍화)으로 염색한 종이는 도와지, 치자로 염색한 종이는 황국지, 회화나무 꽃으로 염색한 종이는 초록지, 단목(박달나무)의 붉은 부분으로 염색한 종이는 단목지, 매자나무 열매로 황색 물을 들인 얇은 종이는 황염 초주지, 검푸른 물감을 들인 얇은 종이는 아청초주지, 옥색물감을 들인 종이는 옥색 저주지, 붉은 색 물감을 들인 종이는 홍저주지, 은색 빛깔로 반들반들하게 만든 종이는 은면지, 푸른 색 물감을 들인 종이는 청색지, 검은 물감을 들인 종이는 묵지, 도토리 물을 들인 종이는 상지, 강원도 평강에서 나는 백색의 닥종이로 구름과 같이 희다는데서 나온 명칭의 종이는 운화지, 대나무 속껍질처럼 희고 얇은데서 나온 명칭인 종이는 죽청지, 고정지 또는 그와 같이 누런 빛깔의 종이를 가리키는 종이는 황지입니다. 하늘색 물을 들인 종이는 취지, 노란색 치자물을 들인 종이는 황국지입니다.


쓰임새에 따른 분류는, 장지로 만든 두껍고 품질이 좋은 편지지는 간지, 군인들의 겨울 옷 속에 솜 대신 넣어 쓰던 방탄조끼 역할을 했던 종이는 갑의지, 정무에 관해 임금님에게 올리는 문서를 쓰기 위해 특별하게 만든 종이는 계사지, 관아에서 공사의 기록에 썼던 종이는 공사지, 임금님에게 교지나 중앙관서에 썼던 종이는 궁전지, 절에서 보시를 청할 때 쓰는 종이 주머니는 근선지, 우리나라 종이로 하얗고 무게가 있는 종이는 봉서지나 단지, 무덤 안 벽에 바르던 종이는 도광지, 도배용으로 쓰는 종이는 도배지, 죽은 사람의 이름을 가리는 오색지는 면지, 이미 사용한 못 쓰는 종이는 반고지, 품질이 희고 좋은 백지이며 공물로 이용하는 종이는 백면지, 봉물을 싸는 종이는 봉물지, 봉투를 만드는데 썼던 종이는 봉투지 , 서류의 부본을 만들 때 썼던 종이는 부본단지, 임금님께 상소를 올릴 때 썼던 종이는 상소지, 조선시대 일본과 교섭하던 문서로 쓰던 종이는 서계지, 글체의 본을 썼던 종이는 서본지, 부채에 바르던 종이는 선지, 설을 축하하는 뜻으로 임금님께 그림을 그려 바치거나 대문에 붙이는 그림을 그렸던 종이는 세화지, 신에게 기원할 때 태워 올리던 종이는 소지, 한시를 썼던 종이는 시전지, 과거 시험 답안지로 쓰인 종이는 시지, 시를 적던 두루마리 종이는 시축지입니다. 


시신을 염습할 때 썼던 종이는 염 습지, 달력 만드는 종이는 월력지, 비가 올 때 쓰기 위해 닥종이를 이어 붙여 두껍게 만든 기름종이는 유둔지, 인장을 찍거나 새기는데 사용하는 밑그림용 한지는 인지, 우산 만드는데 사용한 종이는 우산지, 비올 때 갓 위에 쓰던 모자를 만든 기름종이는 입모지, 중국과 왕래하던 외교문서인 자문을 쓰던 두껍고 단단한 종이는 자문지, 광택이 나고 두꺼운 경전을 만든 종이는 장경지, 온돌 바닥을 바르는 두꺼운 기름종이는 저주지, 족보를 만들 때 썼던 종이는 족보지, 임금에게 올리는 문서에 사용하기 위해 특별히 만든 종이는 주본지, 두루마리 종이는 주지, 등을 발랐던 종이는 지등지, 문과 창을 바르는 종이는 창호지, 책을 만들 때 바르는 종이는 책지, 작은 종이로 작은 사본, 간찰(전통시대의 편지), 서간(편지) 뜻의 종이는 척지, 책에 무언가를 표시하기 위해 붙이는 쪽지는 첨지, 절첩하여 만든 책본이나 책봉투는 첩지, 도배할 때 먼저 바르는 종이는 초도지, 제사를 지낼 때 축문을 쓰던 종이는 축문지, 임금님에게 올리는 표문과 전물을 쓰기 위해 특별히 만든 종이는 표전지, 책표지에 썼던 종이는 표지, 질이 낮은 종이로 도배시 초배지로 사용하는 종이는 피지, 혼인 때 신랑 집에서 예단에 붙여 함과 함께 신부 집으로 보내는 편지 종이는 혼서지, 그림이나 글씨를 썼던 종이는 화선지, 두꺼운 종이로 시지에 많이 쓰이는 종이는 후지입니다. 홍패문과의 회시(문과, 무과 초시에 합격한 자가 서울에서 다시 보는 복시)에 급제한 사람에게 주는 증서〕를 쓰던 종이로, 붉은 바탕에 금박 점이 여러 개 떨어져 번쩍거려 우아하고 화려한 느낌을 주는 종이는 홍패지입니다.


두께에 따른 분류는 홑지, 이합지, 삼합지, 육합지입니다. 한지는 내구성이 강해 천년 이상 된 고문서들도 굉장히 좋은 보존 상태로 발굴되고 있습니다. 한지는 여러 겹을 겹쳐 옻칠을 하면 가죽처럼 단단하고 질겨서 그릇 등 생활용품이나 튼튼한 갑옷까지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한국 주택의 필수 요소인 장판도 원래는 한지에 콩기름을 바르는 것이 전통적인 형태였습니다. 한지 종류와 한지 문화를 연구하면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아이템으로 많은 발전이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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