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TIST] 이상표 화백/(사)국전작가협회 부회장, 자연의 빛과 감각의 선율

정혜미 기자
2021-09-28

이상표 화백, (사)국전작가협회 부회장./사진=뉴스리포트

 

[뉴스리포트=정혜미 기자] 국전작가협회 이상표 부회장은 ‘전통회화의 현대화’를 화두로 선과 색에 천착해 독자적 화풍을 구축한 중견작가다. 한국적 정서가 깃든 화면에 유려한 필선과 화려한 채색으로 개성을 더하는 이 화백은 전통 고유의 문화와 이국적 정취가 공존하는 신비로운 이미지를 창조해낸다. 자유로운 예술정신을 추구하며 인물화, 풍경화, 문인화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 있는 이 화백은 “그림은 카메라 화소처럼 작가의 역량에 따라 감동의 현장을 표현하는 단계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화소 수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붓을 잡고 기량을 연마할 것이다. 그래야 작품의 감동 진폭을 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만의 작품세계를 열어갈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른다”라며 예술적 소신을 밝혔다.


어우러짐./사진제공=이상표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수상 ‘어우러짐’

이상표 ㈜국전작가협회 부회장은 국내 대기업 임원 출신이자, 전직 중견기업 CEO다. 유년 시절부터 예술적 재능이 돋보였던 그는 치열했던 경영일선에서도 예술의 끈을 놓지 않고, 전통회화에 심취했으며 은퇴 후 화가로서 인생 2막을 열었다. 

“경영 최일선에서 바쁜 일상에 쫓기는 삶이었지만, 늘 예술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10년간의 임원 생활, 14년간 5개국 해외 주재원으로 근무하면서 예술적 경험을 쌓았습니다. 중국 주재원 시절에는, 톈진 남개대의 유자청 교수에게 중국의 전통회화기법을 전수받을 정도로 취미 이상의 열정을 쏟았습니다. 퇴직 후엔 예술의전당 오용길 교수의 한국화 강좌를 수강했는데, 강의 첫날 목마름의 답이 고수의 붓끝에서 피어나는 실경산수에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 화백은 붓을 들기 시작한 이후 사물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 차창 밖으로 무심히 지나치는 풍경도 관심을 기울이고, 화폭으로 옮기기 위해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습관이 생겼다.

“소소한 일상에서 혹은 여행 중에 멋진 풍경을 마주할 때, 그림을 그리고 싶은 순간들이 생겨납니다. 저는 아름다운 장면을 접하면, 현장의 감동을 담기 위해 무던히도 사진을 찍었었죠. 하지만 돌아오면 늘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었습니다. 현장의 감동을 그대로 재현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면서, 감동으로 남은 마음속 풍경들에 햇살을 심고 바람을 띄우고 그늘에 잠겨 보이지 않는 것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는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 화백은 지난 2015년 실경산수의 대가 오용길 교수에게 사사해 정통성을 인정받았고, 지난해 국전과 목우회전에 동시 입상해 실력을 입증했다. 이어 그간의 작품들을 모아 한전아트센터 200평 규모의 전시실에서 개인전을 개최해 뜨거운 호응 속 60여 점의 전시작들을 완판됐다. 전문경영인 출신의 화가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국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다수의 인터뷰가 보도됐다. SBS 뉴스에서는 약 2분가량의 전시회 소식이 전해졌으며 “인생 2막 원더풀 마이 라이프” 2회 출연 대상자로 선정, 50분 분량의 방송으로 제작됐다. 개인전 및 무아프전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난 후에는 작품연구에 골몰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1월 국전 당선작가들이 주축이 돼 활동 중인 국전작가협회 정회원이 되면서 부회장으로 선임돼 미술계 리더십을 발휘해나가고 있다.


강변의 벚꽃./사진제공=이상표


눈에 비친 감동 그 이상을 화폭에 담다 

광활한 자연에 펼쳐지는 정갈한 붓질이 화면에 누비면 화폭 사이를 뚫고 아름다운 자연의 형상이 살아난다. 빈 공간에 길과 강물이 놓이며, 계곡과 산의 형상이 새겨진다. 군더더기 없는 정경은 서정미를 내뿜고 생동감 넘치는 자연의 빛이 화면을 채운다. 신비한 자연의 색은 작가의 감성과 응집돼 화폭으로 옮겨진다. 가슴 속 추억과 그리움이 조형 언어로 시각화되는 것이다. 소박하게 피어난 꽃과 나무는 미적 가치를 극대화시키며, 관객들은 익숙한 시골 정경을 바라보면서 포근함을 느낀다.  빛과 감각의 선율, 묵향의 운치가 흐르는 감성 화폭으로 관객을 매료시키는 이 화백은 섬세한 표현기법과 리드미컬한 화면구성으로 진한 향수(鄕愁)를 불러일으킨다. 지난달 개최된 제40회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에서 한국화 구상 부문 특선을 수상한 이 화백은 ‘어우러짐’을 테마로 출품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상작은 부산 감천 문화마을을 소재로 작업한 100호 작품이다. 골목골목 낭만과 추억이 아로새겨진, 정이 넘치는 감천 문화마을을 여행하면서 느낀 감정들을 이 화백 특유의 감성과 색채기법으로 완성했다. 그의 화폭은 코로나19 비대면 시대 현대인들에게 따스한 시선으로 소통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다. 


농가의 봄./사진제공=이상표 


유년시절의 기억 조각들을 화폭에 담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세월을 더할수록 진하게 다가옵니다. 어린 날의 추억들이 기억나네요. 봄에는 종달새가 날아다니고, 집 담벼락에는 무화과가 가득했습니다. 닭들이 마당에 꼬꼬댁하고 울었던 모습, 정겨웠던 가족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 시절의 소중한 기억들이 30여 년간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큰 힘이 됐습니다.”

이 화백은 유년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며, 기억의 조각들을 자연의 이미지로 재현한다. 세밀한 필선과 화려한 색채구성은 일찍이 만화를 그려오면서 쌓아온 그의 탄탄한 내공을 보여준다. 자연의 울림은 강렬하고, 그 울림을 색채로 치환하는 작가의 열정은 뜨겁다. 조형적 집념과 끈기, 자연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회화라는 특수한 표면 위에 밀착시켜 나갔다. 이 화백의 화면이 빛을 발하는 이유는 삶의 포용력과 인간애가 담긴 독특한 표현기법에 있다. 먹과 색의 융합을 밀도 있게 구현, 화면의 질감이 감각적으로 살아나 생명력이 넘친다. 질박한 조형미는 관람객의 감정선을 자극, 돌아갈 수 없는 유년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사무치게 한다.


고택의 가을./사진제공=이상표 


정체성 지키면서 독자적 길을 걷고 싶다 

“근래 실경산수에서 벗어나 비구상 작품으로의 변화를 제안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은 구상에 충실하면서 먼 훗날 신체적인 조건이 따라주지 않을 때 새로운 장르에 도전, 선에서 면으로 이동해 볼 생각입니다. 어떤 주제에 천착하게 되면 패턴화되므로 주제에 천착하기보다 풍경이나 사물, 인물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진실한 모습을 담아낼 예정입니다.”

향후 이 화백은 그림 에세이 출간과 함께 해외 전시·미술전 출품을 준비 중이다. 또 여행이 자유로워지면 미국, 유럽, 싱가폴 등지에서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한국화가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독자적인 예술관을 지켜나가는 이상표 화백. 재도약의 기회를 맞은 그의 예술 여로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 동화적 환상과 희망을 내포한 그의 그림은 각박한 현대인의 가슴을 따스하게 감싸 안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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