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숙 화가, 삶의 성찰과 문학적 사유의 예술세계

정혜미 기자
2020-11-20


이연숙 사회복지법인 울산태연학원 설립자(명예이사장)/(사)국전작가협회 회장/문학박사   


[뉴스리포트=정혜미 기자] 신비로운 자연의 형상을 화폭에 담아 관객을 매료시키는 이연숙은 작가는 섬세한 표현기법과 리드미컬한 화면 구성으로 진한 향수(鄕愁)를 불러일으킨다. 문인이자 화가로서 예술의 깊이를 다진 그답게, 삶의 성찰과 문학적 사유를 통해 자유로운 작품세계를 구축한 그는 예술을 매개로 상생과 화합의 세계를 꿈꾼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은, 내 안에 쌓인 그리움을 쏟아내고 옛 추억의 한 페이지를 화폭에 담는 것이며,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각박해져가는 현대사회에서 자연의 순수성이 담긴 작품으로 행복을 전파하고 싶다”고 예술철학을 밝혔다.



시적 감성과 자유로운 붓질의 아름다움   

가을빛이 물들어가는 10월의 오후,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아트플라자를 찾았다. 국전작가협회 회원전이 한창인 3층 전시장, 벽면 가득 채워진 화폭 중에서 이연숙 작가의 작품이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시적 감성과 자유로운 붓질로 화면 가득 꽃을 채워 넣은 캔버스는 화려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울산 출생인 이 작가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감수성을 키우며 자랐다고 회고한다. 꽃과 나무의 아름다움에 취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는 것이 즐거움이었던 그는 대학 졸업 후 가정을 이루면서도 붓을 놓지 않았고, 각종 미술 단체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소녀의 눈에 한 폭의 그림 같았던 고향의 풍경들과 달콤했던 꽃향기는 훗날 성인이 된 그의 화폭에서 매혹적인 꽃으로 피어나 추억과 낭만, 사랑과 그리움 등을 풀어냈다. 

이 작가를 대변하는 것은 ‘꽃’이다. 꽃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동시에 인간의 삶을 대변한다. 꽃은 생성과 소멸, 탄생과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에 표현된 꽃들은 고향의 향기와 계절을 품고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이지만, 정작 그 외적 아름다움은 기억 저편에 있는 잃어버린 시간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표상이다. 

“저는 꽃 중에서도 부처님의 삶을 가득 담은 연꽃과 선비정신의 능소화가 좋아 그림 소재로 자주 등장시킵니다. 연꽃은 일찍 세상을 뜬 남편이 제 꿈속에서 연꽃을 밟고 가는 모습을 보고 그리게 됐습니다. 또 석양에 물든 오렌지빛 능소화는 혼자 잘난 척도 아니하고 언제나 상생과 화합의 모습을 보여주지요. 화사한 미소를 지니고 자비와 나눔으로 밝고 아름다운 세상 수 놓으며 피워가는 꽃이 능소화이기에 즐겨 그립니다.” 

이 작가는 꽃 외에도 고향의 집, 시골길 풍경, 황금빛 들판, 마을 언덕 등 향토적 색채와 작업한 화면들을 선보이고 있다. 화폭은 두터운 마티에르가 개성적이다. 나이프를 이용한 표면처리는 투박하지만 섬세하고, 거친 듯하지만 부드럽다. 색의 중첩은 작품의 밀도를 높이고, 또 다른 독자성을 획득하는 요소가 된다. 오랫동안 자연을 탐미해온 시간만큼 깊고 단단함이 느껴진다. 관념화된 이미지에서 오는 단조로움을 경계하고,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을 독특하게 표현했다. 


제2의 고향, 울산에 쌓은 역사  

한편, 학창시절 외교관을 꿈꾸었던 이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故 김태호 전 국회의원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가정을 이룬 뒤에는 공직생활을 하는 남편의 내조와 자녀 교육을 위해 명동에서 사업을 시작해 좋은 결실을 맺기도 했다. 그의 부군인 김 전 의원은 4선 의원으로서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내무부장관 등을 지냈으며, 평소 청렴결백한 성품으로 모범적 정치인의 행보를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이외에 이 작가는 미국 솔로몬대학교 명예문학박사, 동대학 객원교수를 지냈으며 개인전 17회 개최, 국내외 단체전 600회 이상 참여해 출품했다. 목우회 특선 및 입선 9회, 국전 특선 및 입선 9회 수상경력을 가진다. 독특한 이력으로는 대한불교조계사 신도회장을 10년 역임한 것이다. 그는 회장을 역임하면서 신도회 조직 활성화 및 운영 내실화에 기여해 높이 평가받았다. 아울러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역임, 목우회 한국미술협회 고문, 국제 키피탄 한국본부 부총재 역임, 한국문인협회 남북문학교류 수석부위원장,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및 교류위원장, 국전작가협회 회장, 한맥문학가협회 회장, 색동회 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울산태연학원 이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화가이자 시인으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제 4남매 모두 좋은 인연 만나 제각각 정든 둥지를 떠나고, 태산 같았던 남편도 ‘한 날, 한 시에 같이 갔으면 좋겠다’는 약속도 져버리고 먼저 간다는 양해 한마디 없이 훌쩍 떠나버렸습니다. 정든 내 고향, 사랑하는 울산, 아픔도 많고 역사도 많은 울산에서 태연학교를 운영하며 장애를 가진 소외된 아이들을 위해 더 좋은 교육환경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울산태연학교는 1988년 3월 15일에 개교(초등학교 1학년 3학급)한 사립 지적장애 특수학교이다. 지역에 장애아동들을 위한 교육 시설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이 작가가 사재를 털어 설립했다.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가 믿고 신뢰하며 교사들은 사랑으로 가르치는 교육공동체로서 유·초·중·고 전공과 5개 과정의 정신지체 학생을 교육하고 있다. 이 학교는 학생들이 장애를 이겨내고 자립능력을 갖추는 생활인 기르기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바르게 즐겁게 사랑스럽게’라는 교훈을 중심으로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다양한 체험을 통해 사회적응 활동과 바른 인성 지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제2의 시화집 ‘꽃가마’ 발간 

지난 12일 이연숙 작가의 제2시화집 ‘꽃가마’가 발간됐다. 첫 시집 ‘생의 찬미’와 두권의 수필집 ‘명동찬가’ ‘다리 밑 풍경’에 이어 출간된 이번 신간은 자연 친화적 순수성이 돋보이는 110편의 주옥같은 시들을 엮었다. 소박한 품성을 지닌 이 작가가 겪은 일상의 체험들을 밝고 담백하게 담았다. 티 없이 맑고 고운 동심의 정수를 뽑아낸 듯이 문장들은 아름답고 신비롭다. 진솔한 시심으로 따뜻한 작품들을 탄생시킨 이 작가는 은은한 들꽃 향기를 발산하고 있다.


“인생은 지구라는 별에 ‘꽃가마’ 타고 와서 신나게 한바탕 노닐다가, 

황홀한 저녁노을 따라 신비로운 달나라로 꽃가마 타고 가는 것이 진리다.”

-이연숙 시집 꽃가마 中에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회화와 문학 활동을 이어온 이연숙 작가는 유수와 같은 세월의 흐름을 절감하며, 매 순간이 소중하고 곁에 있는 모든 이들의 존재가 감사하다. 이 작가는 “삶의 길목에서 용기와 희망의 날개를 양어깨에 달아주고 딸, 아내, 엄마, 할머니라는 축복받고 가슴 벅찬 이름표를 달아준 소중한 가족이 있기에 아직도 희수의 나에겐 꿈이 서려 오늘도 내일도 푸른 하늘 창공을 향해 훨훨 난다”라며 신간을 통해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자연 관조를 통한 휴머니즘의 회복  

따스한 시선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창조적 예술세계를 펼쳐나가는 이연숙 작가. 자연을 해석해내는 상상력과 감성의 아이디어가 샘솟는 그이기에 언제나 신선한 작품들로 관객과 소통한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자연 관조를 통해 휴머니즘의 회복을 작품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이연숙 작가의 예술세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내재적 의미와 가치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다. 

‘정열적인 붉을 빛을 띠는 능소화, 기쁨의 삶을 살며, 그 기쁨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능소화처럼 살고 싶다“는 이연숙 작가는 11월 예술의전당에서 부스전을 계획하며, 앞으로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자연을 테마로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한 이연숙 작가의 예술 여로에 환한 빛이 비추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NEWS REPORT(www.news-repor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상호명 : 뉴스리포트 NEWS REPORT 사업자번호 : 728-34-00398  발행인 : 정혜미 편집인 : 정연우 청소년보호책임자: 정연우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5-16(국회대로 66길 23) 산정빌딩 7층 ㅣ 이메일 : korea_newsreport@naver.com

대표전화 : 02-761-5501 ㅣ 팩스 : 02-6004-5930 ㅣ 등록번호 : 서울, 아 05234 등록일 : 2018.06.04

뉴스리포트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8 뉴스리포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