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법 발의, 더 이상 자정작용 불가하나

김은비 기자
2019-11-15

사진제공=픽사베이


[뉴스리포트=김은비 기자] 지난 14일 가수 겸 배우 설리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설리는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의 MC로 활약했다. 악플에 시달리는 연예인들을 게스트로 섭외해 허심탄회하게 각자의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그는 자신의 악플에 대해 극복하고 있는 과정과 함께 이전의 경험들을 덤덤하게 소개하며 많은 이들을 위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씩씩하게 극복하고자 노력했던 그를 죽음으로 내몬 것 중 하나는 ‘악플’이었다. 인신 모독, 근거 없는 루머 생성, 비방, 성희롱 등으로 도배됐던 댓글이 설리를 갉아먹고 있었다. 설리의 죽음 이후 같은 고통을 호소하는 많은 연예인들이 강경 대응을 예고했지만, 근본적인 대책에 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우선 포털사이트가 제2의 설리가 생겨나지 않도록 먼저 발 벗고 나섰다. 카카오는 연예섹션 뉴스 댓글을 잠정 폐지하고, 인물 키워드 제공 중단, 혐오 표현과 인격모독성 댓글에 대한 기술적 방안 마련과 엄중한 잣대를 적용한 댓글 운영 계획을 밝혔고, 네이버 역시 일부 기사에 대해 인공지능 (AI) 기술로 감지해 자동으로 숨겨주는 '클린봇' 서비스를 적용했다. 


정치권에서도 악플금지법인 이른바 ‘설리법’을 발의했다. 포털사이트에 아이디의 풀네임과 IP를 공개해 스스로가 글을 신중하게 올리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이전부터 거론돼 왔던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움직임이 보였다. 하지만 인터넷 실명제가 악플 방지 대안으로 나오자 찬반을 놓고 논란이 뜨거워졌다. 2012년 대법원 판결에서,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헌법적 가치이기에 인터넷 사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해 위헌 판결의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익명의 힘을 빌려 정치적 표현, 내부 고발 등이 자유롭지 못할 것 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법조계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악성 댓글에 대한 손해 배상액을 높이고 처벌 강화의 내용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시스템 구축을 조언했다.


설리법 발의 추진과 선플 운동 등 설리를 애도하며 여러 움직임들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갈 길이 멀다. 전문가들은 여러 규제 강화에 발맞춰 ‘교육’이 최우선시 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공교육 현장에서 윤리 교육과 인권교육이 힘을 실어야 하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공감능력 교육과 같이 우리 사회가 자정적으로 인터넷 소통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대안들이 마련돼야 한다. 악성 루머와 댓글로 인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앓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게 한 것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이는 한 개인의 정신 건강 문제만으로도 볼 수 없다. 시민 의식이 개선되지 않고 그저 법적인 강화나 제도 개편만을 운운한다면 10년 후에도 설리와 같은 젊은 아티스트의 죽음을 우린 방관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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