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협,의대증원ㆍ공공의대 설립 원점 재논의

김은비 기자
2020-09-10

위기와 혼란 속 의료계가 집단파업을 중단했다./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뉴스리포트=김은비 기자] 지난 4일 정부 여당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에 관한 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재확산 속에서 집단 파업을 강행했던 의료계는 험난했던 투쟁을 일단락하고 22일 만에 진료 현장으로 복귀한다. 의료계 집단 파업을 두고 국민 여론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향후 정부와 의료계 갈등의 국면과 봉합 과정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의료인력 확충 불가피 VS 4대악 정책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의료인력 부족의 단면이 드러났다. 피할 수 없었던 혼란의 팬데믹 사태를 겪으며 공공의료와 의료인력 확충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형성됐다. 그리고 정부는 이를 명분 삼아 의료인력 확대 등을 강력히 피력했다. 지난해 기준 전국 의사 인력의 절반이 수도권에서 근무해 국민 천 명당 의사수는 서울이 3.1명인데 반해 경북은 절반도 못 미치는 1.4명이었다. 전문 의료 서비스 수도권 편중 현상으로 인한 지역 간 의료 격차는 고질적인 문제로 대두돼 왔다. 정부는 공공 의대를 신설해 매년 400명씩 의사 인력을 증원하고 300명은 지방에서 10년 동안 의무 복무를, 각 50명씩 특수 전문분야, 의사과학자로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의료 정책이 발표된 이후 의협은 정부가 추진하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원격의료(비대면 진료)를 ‘4대 악(惡)’으로 규정하고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리고 지난달 7일 대한전공의협의회의를 중심으로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지역별 야외집회가 열렸고, 이후 의협의 총파업이 진행됐다. 이어진 총 파업에는 개원의, 전공의, 봉직의까지 모두 동참했으며 의과 대학생들은 국가고시 접수 취소와 동맹 휴학을 강행했다. 


의료인력 확충은 불가피한 것이라며 업무개시명령 등 강경한 조치를 취했던 정부는 극에 치달은 갈등을 완화하고자 전제조건 없이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을 수도권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의료계와의 충분한 논의 끝에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이후 한정애 정책위원장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대집 의협 회장과 극적으로 만나 의료 정책 현안에 대한 줄다리기 논의를 이어갔다고 마침내 극적인 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리고 합의 내용에는 그간 쟁점이 됐던 4대 의료정책 외에도 △지역 수가를 포함한 지역의료 지원책 △필수 의료 육성 및 지원책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개선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관한 현안도 담겼다. 


급한 불은 껐지만 국민 비판 여전

의협과의 합의 직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들께 걱정과 불편을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면서 “코로나19 대응에 역량을 집중하고 대화와 협의의 장으로 들어가기로 한 대한의사협회의 결정을 환영하며 정부도 성실히 이행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국민의 건강과 보건의료제도의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로 지역의료, 필수의료, 의학교육 및 전공의 수련체계의 발전에 관한 합의를 이뤄냈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는 이익 단체인 의사 단체의 요구대로 공공의료 포기를 선언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의료계와의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추진한 정책이 국민 불편 등을 야기했다며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전공의·전임의를 중심으로 구성된 대학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여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전공의 등의 의견이 배제된 합의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나섰다. 또한 2021학년도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에 의대생들이 집단 거부 의사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의료진 공백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상처가 봉합되지 않은 일시 정지가 된 이번 갈등은 향후 논의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계속 이어져 온 전공의 등 의사들의 전면 휴진으로 중증 환자의 수술과 진료 등이 취소되거나 미뤄져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갔다. 의료진은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한 초유의 집단 파업 사태에 책임감을 느껴야 하며, 정부는 이해당사자와의 충분한 합의를 통해 보건 의료 정책 발전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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