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선 (사)직업건강협회 회장, 좋은 일터는 안전과 생명이 보장되는 곳

이양은 기자
2019-12-18


정혜선 (사)직업건강협회 회장(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보건대학원 교수)/사진=이양은 기자


[뉴스리포트=이양은 기자] (사)직업건강협회는 대한민국의 건강과 행복을 책임지는 직업 건강 전문기관이다. 근로자의 건강증진을 위해 헌신하며 국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4년에 설립된 직업건강협회는 고용노동부 소관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근로자의 권익보호 그리고 생명 지킴이 역할을 해내고 있으며 직장 내 과로사 문제, 직원 간 괴롭힘 및 자살문제 등 사회적 문제로부터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의 근로환경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직업건강협회 정혜선 회장은 서울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 전문위원, 한국산업간호협회 교육국장을 역임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보건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31년간 산업보건에 종사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7월 옥조근정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정혜선 회장을 만나 대한민국의 안전한 근로환경 조성과 협회의 정책 제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최우선 정책은 생명과 안전을 살피는 것

직업건강협회는 전체 회원수 5,000여명, 직원 350여명과 9개 지부 22지회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직업건강안전연구소, 마음건강힐링센터, 22개 보건안전센터와 4개 근로자건강센터 등 다른 기관들과 협력하여 건강한 근로문화 개선에 앞장서왔다. 협회는 1994년 4월 한국산업간호협회로 창립되었고, 지난해 6월 본사를 서초동으로 옮기며 ‘직업건강협회’로 새롭게 출발했다. 협회는 의료인 면허 보수교육, 보건관리자 직무교육, 근로자 감정노동관리 교육 등 전문 교육을 비롯해 학술대회 및 세미나 등을 통한 근로환경 개선 활동을 해왔으며, 회원 소식 및 직업건강정책 안내와 각종 지침서 발간을 통해 대한민국 일터의 건강과 행복을 책임지는 역할을 해왔다. 기자는 먼저 정혜선 회장이 생각하는 ‘좋은 일터’의 정의에 대해 질문했다.

“좋은 일터의 기본은 안전과 생명이 보장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전과 생명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높은 임금과 복지 혜택도 아무 소용이 없겠죠. 그래서 가장 중요한건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일터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정책 중에서도 생명과 안전을 살피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힘들게 취직하고 6개월 만에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도 생기듯이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취업률 상승도 중요하지만,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하는 것이 제도와 정책을 만드는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회사가 안전과 생명을 보장해 준다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노동생산성도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감정노동자보호법’ 시행에 기여하기도

정 회장이 오는 2020년 가장 주안점을 두는 사업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과 관련된 부분이다. 산업안전보건법은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사망한 故 김용균 씨 사건을 계기로 전면 개정되었고 내년 1월부터 시행이 된다. 이를 통해 산업장의 안전보건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게 될 전망이다. 그래서 협회에서는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을 중심으로 현장에서 어떻게 일하며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해 중점적인 연구와 교육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 인구 5천만 명 중 일하는 근로자는 절반인 2천5백만 명에 이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사람이 건강하게 일할 때, 퇴직 후 치매와 같은 노령질환도 덜 생깁니다. 노령질환을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붙는 것보다 먼저 근로자들이 좋은 여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노동 생산성 향상은 물론, 나아가 노인 의료비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직업건강협회는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위탁받아 소규모 사업장에 밀집되어 있는 지역에 4곳의 근로자건강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직업관련 질병, 상해 예방 관리를 위한 맞춤형 산업보건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주와 근로자의 안전한 산업보건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근로자건강센터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펼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연간 정부지원물량인 소규모 사업장 3만개중 약 2만 7천 개의 사업장을 찾아서 관리하고 있으며 이는 약 90%의 전국 소규모 사업장에 해당할 만큼 큰 성과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산업재해율도 대폭 감소했다.

“지난 2015년 회장에 취임 후 정신건강 컨설팅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불씨가 돼서 2018년 ‘감정노동자보호법’이 만들어졌죠. 지금까지는 사고로 인한 재해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심리와 정서적인 부분이 함께 관리 되어야, 근로현장에서 마음 편하게 일하며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감정노동은 고객이 직원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근로자에게 단순히 참으라고 했지만, 이제부터는 심한 요구를 하는 고객을 제재하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도 마찬가지로 감정손상을 받는 행위인데,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직장 내 건전한 문화를 만들고, 어떻게 하면 서로 존중하며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사)직업건강협회


‘한 사람의 가치는 천하와 같다’

직업건강협회는 25년이란 시간 동안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낸다는 사명감으로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왔다. 정 회장은 ‘아직도 근로사각지대 있는 근로자가 많다’며 이들이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법인화 제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데이터를 보면 사망사고 보다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률이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규모 사업장부터 안전한 근로환경이 만들어져야하며 이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협회는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개선방안과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정혜선 회장은 서울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삼영전자 보건관리자,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 전문위원, 한국산업간호협회 교육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가톨릭 의과대학 보건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120여 편의 논문과 80여 편의 연구보고서, 18편의 저서를 집필했고, 안전보건경영대상 저술상과 마르퀴즈 후즈 후 국제연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감정노동자보호법과 보건관리자 제도 마련에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지난 7월 1일 제52회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 기념식에서 옥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국내 최초 안전교과서 개발, 보건관리자 멘토링 프로그램과 업무메뉴얼 개발, 과로사 무료상담전화 개설, 직업건강가이드라인 개발, 직업건강 종사자의 역량강화와 인력 양성 등 31년간 산업보건에 종사해왔던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정 회장의 경영철학은 직원 한사람 한사람이 창의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저는 저희 협회 직원들이 스스로 역량을 개발하고, 전문 분야에서는 개인이 더욱 발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더불어 스스로 일을 찾아서 창의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협회는 외부 교육과 훈련이 많은 편인데, 이때 직원들도 함께 교육받고, 대학원 등 심화된 교육으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조언하고 있습니다. 조직에서 시키는 대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창조적인 일을 하다보면 개개인의 역량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맹자는 ‘한 사람의 가치는 천하와 같다’는 말을 남겼다. 정혜선 회장과 직업건강협회는 한 생명이 가진 가치를 무겁게 받아드리고, 우리나라 2천5백만 명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거룩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2020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통해 더욱 안전한 근로환경 조성에 앞장서는 직업건강협회의 활동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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