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제주시농협 조합장, ‘농업구국救國救國’ 조합 본분 재정립

이문중 기자
2021-03-10

고봉주 제주시농협조합장./사진=뉴스리포트


[뉴스리포트=이문중 기자] 지난해 제주지역 최초 상호금융 예수금 2조원 시대를 연 제주시농협. 고객만족도·자산규모·조합원 수 등 다양한 평가척도에서 ‘빅5’로 손꼽히며 명실상부 도를 대표하는 금융기관이자 복지거점으로 인정받고 있다. 고봉주 제주시농협 조합장은 이러한 성과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농업협동조합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려 노력한 덕분”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농가의 소득 개선에 공헌하고, 궁극적으로 국가에 헌신한다’는 농협의 설립 취지를 지켜가는 것이 금융 부문의 화려한 성과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경영 실적 개선은 조합원과 제주 농가의 행복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 조건일 뿐이라는 것이다. 제주 농업과 농민의 울타리를 자처하며 묵묵히 전진해온 제주시농협. 본지는 고봉주 조합장을 만나 역지사지(易地思之)를 기치로 세우고 2021년 조합 혁신 비전에 드라이브를 가하는 모습을 취재했다.


 향후 10년 내 1,000톤 수출 비전, “수출이 미래다”

고 조합장의 최대 관심사이자 경영 목표는 단연 ‘농가소득 증대’이다. 그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 중 하나로 수출 확대를 설정,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왔다.

“과거에는 50톤 내외의 할당된 물량을 수출하는데 그쳤다면, 우리 제주시농협은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힘쏟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지난해에는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 215톤을 수출했고 올해는 300톤을 넘어섰습니다.”


고 조합장은 농산물 시장의 파이를 근본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수출에 힘쓰고 있다. 그는 국내 농산물 시장은 이미 협소해졌을 뿐 아니라, 이런 과밀화된 국내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 상품성을 높여온 국내 농가의 상품이 오히려 해외에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기존 북미와 러시아 수출 시장을 동남아로 확장해 상품성 높은 제주 특산 작물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수출 역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 저는 수출 10개년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고 조합장은 매년 평균 100톤의 수출 물량을 향후 10년간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육지원사업에 대한 투자액을 증액하며 수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조합이 단번에 수출형 조직으로 탈바꿈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호흡을 길게 갖고 조합원 교육 사업을 통해 감귤의 품질을 높여갈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확보한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출 실적을 개선, 농가 소득 향상에 보탬이 될 것입니다.”


제주시농협은 지난 2019년부터 제주산 농산물 통합브랜드 ‘제즈머라이즈(Jesmerize)’를 등록하고 수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2019년부터 감귤인 경우 전년 물량대비 300% 이상 신장했고, 지난해에는 코로나 불황에도 불구하고 40% 이상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감귤 내수 가격이 대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가격은 훨씬 높게 형성되고 있어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또 지난해부터 시작한 키위 수출 사업도 현재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얀마로 지속적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농가소득 향상 목표 ‘전력투구’

제주시농협은 지난해 10월 30일 뜻 깊은 행사를 가졌다. 바로 오랜기간 조합원과 지역 농업인에 대한 편익 거점으로 활약한 동부영농지원센터의 확장개장식이었다. 동부영농지원센터는 2006년 개장 이후 2008년 1월 저종저장고‧농기계수리센터‧콩선별장‧동부주유소 등 시설을 추가했고 2014년에는 남부주유소, 지난해 한라산주유소의 운영을 시작하면서 강력한 경제사업 인프라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확장 개장한 동부영농지원센터는 향후 우리 농협의 핵심 목표인 농가 소득 향상을 실현하는 전진기지가 될 것입니다. 센터는 다양한 농업 자재를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는 마트형 매장입니다. 농업인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농자재를 저렴하고 안정적 공급, 영농활동을 지원함으로써 농가 소득 향상을 견인할 것입니다.”

고봉주 제주시농협 조합장./사진=뉴스리포트


제주시농협은 지난해 7월 10일 ‘농산물전문생산단지 지원사업’에 신규 지정, 농가소득 개선 작업에 추가 동력을 확보했다. 농산물전문생산단지 지정으로 고 조합장은 제주산 감귤의 안정적 생산과 미래성장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

“농산물전문생산단지 신규 지정으로 제주시농협은 물류효율화 지원 및 생산·연구개발 관리, 안전성 강화지원 등 종합적인 지원을 받게 됐습니다. 이러한 장점은 향후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판매 실적에도 근본적인 발전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감귤 품목은 제주도내 농가의 생명 산업이며, 이번 신규지정을 통해 제주 감귤의 내수 및 수출에 날개를 달았다고 생각합니다.”


제주지역 최초 ‘상호예수금 2조 시대’ 개막

서민금융사업은 경제‧복지사업과 더불어 농협의 중요한 기둥이다. 지난해 제주시농협은 도내 최초로 상호금융예수금 2조 원을 달성, 명실상부 광역권 농협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평가받는다.

“제주시농협이 상호금융예수금 2조 원을 달성하는 업적을 이룩한 것은 도내에서 최초이며, 전국에서도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하면 최초의 달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쾌거입니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농협이라는 명예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고 조합장은 금융 부문 성과의 일등공신으로 조합원을 꼽는다. 조합에 대한 조합원의 신뢰와 응원이 없었다면 금융 부문은 애초에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제주시농협이 44여 년 전 문을 연 이후, 금융 부문은 조합원의 소중한 쌈짓돈을 지켜드리며 착실히 성장해왔습니다. 여러분께서 믿어주신 덕분에 제주시농협이 당당하게 예금 2조 원 시대를 활짝 열게 된 것이죠. 지난해는 코로나로 인해 도내 농민 모두가 무거운 고통을 감내했습니다. 제주시농협은 올해 조합원에게 든든한 버팀목이자 울타리가 되도록 경제‧복지사업의 내실을 기할 것이며, 중앙회 및 지역본부와 협력해 여러분께 힘이 되는 각종 서민 금융 상품을 제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해 조합 경영 원칙 ‘역지사지(易地思之)’

고 조합장의 올해 경영 기치는 역지사지다. 농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조합원의 애로점을 적극 수렴해 즉시 사업에 반영하는 동시에, 임직원 간 소통채널 활성화에도 힘써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각오다.

“추가적인 코로나 대유행이 예고되는 올해야말로 역지사지의 미덕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임직원 일동은 ‘농협은 농민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매 순간 가슴에 새기고 직원간 협력과 유대관계를 돈독히 다져나가겠습니다. 오직 조합원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제주시농협이 될 것입니다.”


고 조합장은 새해를 맞아 고령조합원을 대상으로 우리농산물 지원사업을 펼치며 역지사지 행보의 시작을 알렸다. 제주시농협에는 약 2,100명의 만 75세 이상의 고령 조합원이 가입돼있는데, 지난해 자연재해와 코로나 발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온기를 전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었다.

“2,100명의 고령 조합원에게 5만원 상당의 ‘농산물 꾸러미 세트’를 전달했습니다. 모두가 아시다시피 코로나 위기는 단기간에 종식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에 이러한 지원사업을 앞으로도 계속 추진할 계획입니다.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닌, 실제로 조합원께 힘이 되는 복지사업을 펼쳐나가겠습니다.”


고 조합장은 제주시농협이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진정한 의미의 복지 거점으로 거듭나도록 진심을 담은 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조합원을 위한 복지 사업은 최소한의 보은이자 발전적인 미래를 위한 노력이라는게 그의 신념이다. 바로 이 점이 지난해 수익 대비 지출이 증가했음에도, 고 조합장이 오히려 이를 자랑스러워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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