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정상 아세안+3 정상회의서 환담...문 대통령, 오브라이언 美NSC보좌관 접견

이문중 기자
2019-11-08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별도의 단독 환담을 가졌다./사진제공=청와대


[뉴스리포트=이문중 기자]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별도의 단독 환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린 노보텔 방콕 임팩트의 정상 대기장에서 아베 총리와 단독으로 만났다. 


양국 언론 모두 관심, 그러나 분명한 온도차 존재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양 정상의 환담 직후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는 매우 우호적이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환담을 이어갔다”며 당시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양 정상은 한일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한일 양국관계의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은 “강제징용과 관련해 입장번복은 없다”고 말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지난 5일 NHK는 일본 당국발 보도를 통해 “아베 총리는 징용을 둘러싼 문제로 일본 측이 입장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한일관계의 중요성도 지적했으며, 당국 간 대화는 계속 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대화를 계속하자’는 공통된 대화 내용보다 한일 간 이견이 분명한 사안에 무게를 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정상회의를 앞두고 환담한 것과 관련, 한일 모두 주요 기사로 다루며 관심을 보였다. 다만, 한국 언론들이 ‘우호적 분위기’와 ‘환담’에 방점을 찍은 반면, 일본 언론들은 강제징용 배상 관련 자신들의 ‘원론적 입장’을 강조했다.


지소미아 폐기 흐름에 미묘한 변화 관측


한편 정부 당국자들의 지소미아 관련 발언의 결이 묘하게 바뀌면서 22일 자정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입장 변화가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일 “안보에 도움되면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지소미아의 효용 가치가 없다”던 그간 발언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5일 “일본 측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현 단계에서는 예정대로 지소미아를 끝낸다는 원칙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와대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것에는 복잡한 속내가 깔려있다. 미국의 반발을 무릅쓰면서까지 회심의 카드로 지소미아 연장 철회를 꺼내 들었는데, 아무런 성과 없이 이를 접기엔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지소미아 철회를 잘했다는 응답자가 많은 상황이다. 원칙을 유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지소미아 연장 압박이 점차 강해지는 상황에서 한·미 동맹 균열 우려를 안고 가면서까지 마냥 끌고 갈 수 없는 문제기도 하다. 당장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등 미국 당국자들이 “지소미아 문제를 포함한 한·일 대립의 장기화가 한·미·일 연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식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가자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내는 배경이다.

 

정부로서는 ‘일본 나름의 성의 표시를 전제로 지소미아 연장, 더 나아가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시나리오가 이상적이지만, 일본 정부가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작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11분간의 환담’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하는 한국 정부와 달리 일본 언론들은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한·일이 대화 가능한 관계라는 것을 미국에 보여줄 필요가 있기 때문” 등으로 깎아내리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 특사 오브라이언, “한·일 갈등 해결 낙관”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 차 방문한 태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온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NSC)보좌관을 만났다. 이후 오브라이언 NSC보좌관은 한·일 갈등 해결을 “낙관한다”고 말한 것으로 지난 5일 전해졌다.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지난 4일 태국 방콕에서 연 간담회에서 “한국과 일본은 오랜 역사를 공유하고 있고 역사적으로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일본 모두 훌륭하고 민주주의와 환상적인 경제적 사연을 갖고 있는 나라”라며 “그들은 미국뿐 아니라 역내 많은 나라들에게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두 나라가 그들 사이의 어떤 분쟁이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고, 긴장감도 줄어들 것으로 낙관한다"며 "그들(한일)이 잘 지낼 수 있는 방법 또한 도출해 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한국과 일본 모두 미국의 ‘조약 동맹국(Treaty allies)’”이라고 미군 병력이 두 나라 모두에 주둔하고 있음을 상기시킨 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잘 지내는 게 지역은 물론 한국과 일본에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간담회에 앞서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각각 만났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오후 5시40분부터 6시15분까지 35분간 오브라이언 NSC보좌관을 접견했다고 고민정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으로 전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담대한 리더십을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의 NSC보좌관으로 취임한 것을 축하한다고 덕담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양국 정상 간 긴밀한 협력이 한미동맹의 호혜적 발전 및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견인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청와대와 백악관 간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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